어제 집에서 케이블 TV를 통해서 본
인간극장 프로그램이다.
본방송 한지가 얼마되지 않아서
고향집에서 아침에 띄엄띄엄 본
방송이기도 하다.
치매를 만난 엄마를 모시는 딸의
이야기다.
치매가 온 엄마의 나이 이제 겨우 66세다.
방송이야 편집을 통해서 좋은면과
감동을 보여주어야 하니 아름답게
보이기도 하겠지만
갓난애까지 돌봐야 하는 딸의 수고가
내일인 듯 마음 아프다.
노년에 제일 두려운 것이 치매나
중풍이다.
죽음보다 무서운 병이다.
뇌로 가는 혈관이 막혀서 생기는 뇌경색
뇌에 가는 혈관이 터져서 생기는 뇌출혈
이 두가지를 통털어서 뇌졸중이라고 하며
뇌졸중의 또 다른 이름이 중풍이다.
주변을 보면 중풍의 경우 남자들이
많이 걸리고
치매의 경우 여자들이 많이 걸린다.
중풍이나 치매 모두
환자 자신의 삶을 망치지만
주변인의 삶도 같이 망친다.
누구 한명은 한자의 옆에 붙어서
돌봐야 한다.
결국 힘들면 요양원으로 가겠지만.
그래서 예전에는 천형이라 불렀다.
아마 죽고 싶어도 죽지 못하는 현실을
말하는 것이리라.
하지만 잘못된 표현이다.
하늘이 내린 벌이라는 얘기인데
사실 치매환자들의 대부분은 남에게
피해를 잘 안입히는 내성적이고
착한 사람들이다.
천벌을 받을 놈들은 스트레스를 남에게
주기 때문에 건강하게 잘산다.
더 큰 문제는 피하고 싶다고 피해지는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올 수 있다.
건강하던 사람에게 어느 날 갑자기
찾아 오기도 한다.
물론 평소의 건강관리로 확률을
낮출 수는 있겠지만 완전히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내게도 어느 순간 갑자기 올 수 있는 문제다.
다행이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우리 부부는 사전연명치료 의향서를
등록해 두었기 때문에 중풍 상태로
살고 있을 확률은 조금 낮아졌다.
전에 아내에게 농담처럼 얘기한 게 있다.
'당신에게 치매나 중풍이 오면 내가
책임진다.
그렇지만 내게 치매나 중풍이 온다면
미안해 하지말고 무조건 요양병원에 넣어라.
여자 몸으로 중증환자 케어 못한다.'
자식들 한테도 같은 얘기를 해뒀다.
효도 한답시고 같이 살다가는
자식의 인생까지 망친다.
오지 않은 미래를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건강관리 잘 해서 확률을
낮추는 지금 당장 내가 한 일이다.
23.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