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의 계절은 갑자기 바뀐다.
오늘 아침 이곳의 온도는 13도다.
지역 온도가 표시되는 면사무소와 대략 2도 정도의 차이가 있으니
이곳의 실제 온도는 11도 정도 되지 싶다.
9월인에 어제저녁부터 보일러를 돌리기 시작했다.
물론 한두 시간 정도지 저녁내내 돌리는 것은 아니다.
허리 찜질도 겸해서 전기장판도 깔았다.
두꺼운 이불을 덮으면 되긴 하는데 갑갑해서 보일러를 조금씩 튼다.
어제 한의원 치료가 끝나고 상림을 갔었다.
이웃 블로그의 글을 보고 갔는데 가까운 데 있으면서도
가 본지가 오래됐다.
온통 꽃 천지다.
주말이라 관광객들이 많은지 제1주차장은 만차고 뒤쪽에 있는
주차장에 주차를 했다.
사람이 디지기 많았다.
뒤쪽에 조금 보이는 일반 연꽃은 이미 다 졌다.
이건 무슨 연꽃인지 모르겠는데 아직 피어있다.
저 동그란 게 식물인지 그냥 인공적으로 만든 것인지 모르겠는데 예쁘다.
그리고 수많은 꽃들.
팻말을 붙여 놓기는 했는데 하도 많아서 잘 모르겠다.
겨우 알만한 것은 메리골드(마리골드)와 해바라기 그리고 꽃무릇 정도다.
상사화는 이제 끝물이다.
상림 숲 안 바닥에는 전부 상사화가 깔려져있다.
숲 안쪽에는 이미 꽃이 지고 꽃대만 남은 것이 많았다.
상사화는 꽃무릇이라고 부르는 이것 말고도 한 가지가 더 있다.
위에 분홍색으로 핀 꽃이다.
봄에는 이렇게 난초처럼 잎을 피운다.
이것도 찾아보니 상사화라고 부른단다.
꽃무릇과 마찬가지로 잎이 모두 지고 나면 꽃이 핀다.
다른 곳에서는 이것을 잘 못 봤는데 우리 마을에는 제법 있다.
꽃구경을 마치고 숲 안쪽으로 들어가니 맨발 걷기장이 나온다.
길이가 1.2km니 두 바퀴 돌면 4.8km다.
한의원 치료받는 날은 매일 돌아봐야겠다.
바닥이 딱딱한 흙바닥에 굵은 모래들이 있어서
처음에는 발바닥이 많이 아프다.
조금 걷고 나면 안 아프다.
처음 출발지는 이곳이다.
난 꽃구경한다고 거꾸로 걸었다.
이곳에 신발을 두고 출발하면 편하게 다녀올 수 있는데
거꾸로 오다 보니 신발을 들고 와야 해서 조금 불편했다.
이곳에는 발을 씻을 수 있게 물이 있고 에어 건도 있기 때문에
수건이 없어도 발을 말릴 수 있다.
걷기 코스는 이 숲속에 있다.
이 숲을 신라의 최치원 선생님이 만들었다고 하니 천년이 넘은 숲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숲인 것이다.
나무의 크기는 50년 전이나 지금이나 비슷하다.
하긴 그때의 나무들이 지금까지 몇 그루나 있을까?
육이오 전쟁 때 빨치산이 유명했던 곳이 함양인데
그때 많이 소실되었을 것이다.
상림 덕분에 함양읍의 도로명 주소에는 고운로가 많다.
고운은 최치원 선생의 호다.
가까이 있으면서도 자주 안 가지는 곳이다.
가까이 있으니 자주 안 가는 것일 수도 있다.
허리 치료하는 동안은 열심히 다닐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