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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가는 이야기

2년만에 만남!

by 머구리1 2015. 5. 4.

고향 친구 셋이서 하는 모임이 2년 만에 만남을 가졌다.

지난해 김여사의 건강으로 인해 못 만났던 모임을 올해 당번은 아니지만

경옥이에게 신세 진것도 있고 해서 자진해서 당번을 하여 고향집에서 만나기로 했다.

 

때 맞춰 노동절이 금요일이어서 여유로운 2박 3일이 되었다.

언제 만나도 부담없이 좋은 친구들이다.

조금 실수해도 괜찮고, 조금 부족해도 괜찮다.

 

금요일 오전 10시까지 만나기로 했기에 아침 7시가 안 된 조금 이른 시간에 길을 나섰다.

일찍한 시간 때문인지 차도 안 막히고, 또 속도도 좀 올렸더니 8시 조금 넘어서 함양 입구에 도착했다.

입구 고기집에서 샤브샤브용 고기를 사야하는데 아직까지 문을 안 열었다.

9시 부터 문을 연단다.

조금 더 기다려 보다가 결국 다른 것도 조금 더 사야할게 있어서

함양읍의 지리산 마트로 이동했다.

필요한 것들을 조금 사서 시골 부모님 산소로 간다.

 

부모님 산소옆 오미자 밭 뒷쪽에 보니 취나물이 지천이다.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고 김여사는 차에 내려가 있어라 하고 뒷쪽을 뒤져서

취나물을 땄다.

여기저기 취나물이 많다.

취나물이 이동을 하는지 작년에 많이 있던 곳에는 취나물이 또 안보이고

새로운 곳에 취나물이 또 많이 난다.

 

상원이네 부모님 산소쪽으로 가니 고사리도 엄청 많이 올라온다..

조금 가는 고사리도 있긴 하지만 꽤 많은 고사리를 꺽었다.

 

집에 가서 집정리를 하고 있어니 친구 부부들이 같이 들어온다.

짐 정리를 대강 해서는 뿔당골 사과밭옆 원두막으로 이동했다.

동생 부부와 점달이네 아지매가 사과나무 근처 잡초를 뽑고 있다.

 

같이 도와줘야 하는데 친구들 생각에 같이 도와주지 못해서 미안했는데

나중에 들어니 동네 아지매가 욕을 했다고 한다.

내가 그 입장이었어도 욕을 했을거 같다.

 

준비한 취나물과, 엉겅퀴. 장독대에서 딴 돌미나리..또 두릅과

온통 버섯  야채들을 넣고 샤브샤브를 했다.

친구 부부들이 너무 좋아한다.

동생부부와 필수네 아지매까지 불러서 같이 배가 터지도록 먹었다.

술도 제법 먹은것 같은데 별로 취하지는 않는다.

 

배 부르게 먹고 나서 나물 뜯기에 도전한다.

주변에 다른 나물은 없고, 취나물은 천지다.

세 부부가 같이 나물을 뜯어니 각자가 금새 한 봉지씩을 땄다.

주변 산소가에는 요즘 보기 더문 잔대도 있다.

가을에는 잔대를 캐러 가 봐야겠다.

뿔당골 논위에 산소와,,음달 산소,,복이네 할아버지 산소 쪽에 잔대가 있다.

 

집에 돌아와서 저녁은 소고기와 돼지고기 구이를 준비했다.

불을 피우고, 돌판을 얹어서 정말 맛있게 고기를 구웠다.

또 다들 맛있게 먹어줬고....

동네 아지매들 몇분과 아저씨들까지 가세해서 꽤 많은량의 고기와 술을 먹은것 같다.

 

뒷날은 원 계획상 노고단을 갈 계획이었으나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는 경옥이의 염려로

가까운 오도재로 가기로 했다.

임도는 예전에 같이 가 봤으니 이번에는 가까운 법화산을 가 보기로 했다.

법화산은 지난번에 김여사와 함께 가 봤지만 850m 까지는 정말 가파르다.

전체 거리가 1.6km밖에 안 되지만 초반에 경사가 심해서 평소에 산을 타지 않는 사람들은

많이 힘들다.

세 부부가 다 산 하고는 거리가 먼 사람들인지라 어렵게 올라갔다.

지대가 높아서인지 산 등성이에는 이제사 진달래가 보인다.

철쭉은 이제 피기 시작 하는것 같고..

 

군데 군데 고사리와 취나물, 다래순이 있지만, 그렇게 많지는 않다.

예전에 고사리가 많던 헬기장에도 누군가 다녀 간듯하다.

 

산을 내려와서는 함양 장날이어서 함양 장 구경을 갔다.

시골 장이 예전에는 생일날이나 되어야 한번 구경올 정도였는데 ....

어른이 되어서 바라본 시장은 영 작다.

 

시장 구경을 대강 하고 저녁에 사용할 솥과 솥걸이를 사고는

국수집으로 향한다.

만월식당이라는 국수집은 함양에 갈때마다 보통 들리는 곳인데 참 좋다.

보리밥으로 만든 비빔밥과 물 국수가 주 메뉴인데, 정말 좋다.

또 보리밥을 시키면 꼭 맛 보라고 국수를 한그릇을 더 준다.

그렇지 않아도 많은 양인데, 추가분까지 다 먹고 나오게 할 정도로 맛있는 집이다.

사장님 인심이 정말 좋다.

 

돌아오는 길에 전부 다시 나물 뜯기에 도전한다.

차를 세워놓고, 세 부부가 비닐 봉지 한개식을 들고 마치 전투에 나서듯이 나물 찾기에 나선다.

취나물과 고사리가 흔한 동네여서인지 한 시간도 안 뜯었는데

6사람이 모두 한 봉지씩을 가득 채웠다.

고사리도 많이 뜯엇지만 취나물도 많이 뜯었다.

대부분을 복이와 경옥이 부부에게 싸 줬다.

 

저녁에는 또 백숙이다.

동생이 구해다준 오리지날 시골닭과 시장에서 파는 토종닭 한마리를 큰 솥에 넣고

장작불을 지핀다.

한시간 반을 고왔는데도 오리지날 토종닭은 아직까지 질기다.

아마 압력밭솟에 해야 할 모양이다.

그래도 좋다.

맛있는 백숙과 술로 또 아쉬운 하루가 지나간다.

내년에는 해외로 나가자고 약속을 하고 , 한병의 술을 더 비우고서는 잠자리에 들었다.

 

자는 동안에 내린 봄비는 더 깊은 숙면의 세계로 안내를 한다.

아쉬운 이별을 하고 또 내년을 기다려 본다..

 

 

오도재 주차장에 안개가 가득하다.

 

 

 

산삼의 부작용인지 김여사 얼굴이 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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