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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가는 이야기

지리산 가을걷이

by 머구리1 2015. 11. 24.

 

아침 바람이 조금씩 쌀쌀해 지더니 또 가을이 온다.

가을 햇살이 눈부신 어느날 가을걷이를 위해 월평을 간다.

하루전날 미리 출발해서 진주 병환이네에 들려서 오랫만에

담금주로 속을 달래고 아침에 출발을 했다.

친구에게 부탁해서 얻은 산삼주 한병이 아름답다.

저 큰 술병을 밤에 막내 매제랑 둘이서 다 비웠다.

김여사 눈 돌아가는 소리가 시끄럽다.

 

언제 봐도 반가운 산삼주!

 

 

 

도착 했더니 제수씨가 이미 나락을 널고 있다.

올해는 매년 널던 주막앞이 아니라 사구실쪽에 널었다.

이곳이 차량의 통행이 훨씬 적다.

내년에도 이곳에 말려야 할듯하다.

앞에 있는 저수지의 경관도 좋고...

 

사구실 마을에는 빈집을 정리를 해서 폐가가 없다.

집 주인과 협의를 해서 마을의 우환인 폐가를 다 밀었단다.

그 결과로 타지 사람들이 들어 온다고 한다.

그 전에는 타지에서 마을을 보려고 왔다가도 폐가 때문에

그냥 돌아 갔다고 한다.

월평에도 협의가 잘 되어서 이 폐가들이 정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올해는 벼가 많다.

작년에 비해서 두배는 될듯하다.

덕분에 팔자에 없는 쌀 장사도 해 본다.

김여사가 여기 저기 팔아서 그래도 한 25포대 정도는 판것 같다.

동생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된듯해서 좋다.

 

 

나락 말리는 풍경도 사진으로 보면 예술이다.

 

 

 

 

 

남는 시간 사과밭에를 가 봤다.

이제 수확기가 되어서인지 탐스런 사과들이 보기 좋다.

참 신기한게

보통의 과일들이

갯수가 많이 달리면 열매가 작고

적게 달리면 큰데

사과는 특이하게 갯수가 많이 달린 나무가 크기도 크다.

동생 말로는 열매로 가야 할 영양분이 나무로 가서 그렇단다.

올해 처음 하는 수확인데도 제법 양이 될듯 하다.

 

 

 

 

 

 

작년에 처음 수확을 하고

올해를 끝으로 뽑아질 대봉 나무다.

아깝긴 하지만 너무 경제성이 없어서 올 겨울에 다 뽑고

사과 나무를 심는다고 한다.

동생의 배짱이 부럽기도 하지만

또 걱정스럽기도 하다.

잘 되어야 할텐데...

 

 

 

 

 

 

 

짓고 있는 감독이다.

감 저장고로 짓고 있는데

나중에 사과 저온창고를 쓸 계획이란다.

이것도 꽤 돈이 들어갈것 같다.

일주일 뒤에 가 봤더니

동생 친구가 할머니들을 사서 감을 깍아서 곶감을 만들고 있었다.

 

 

 

 

다음주

지난주 벼 말리기에 못 온 울산 동생 가족이 온단다.

비가 추적추적 오는데 갑자기 백숙이 먹고 싶단다.

비 옷을 입고 뒤안에 가서 구지뽕 나무를 캐고

갓골로 가서 엄나무 가지를 잘라 온다.

비가 와도 장작은 잘 탄다.

비오는 마당에거 장작불로 백숙을 끓이는 사람이 또 있을까?

그래도 맛있게 먹어주니 반갑다.

 

 

 

 

 

동생이 형제들 가져 가라고 따온 사과다.

참 배포가 큰 동생이다.

그냥 두 박스만 해도 실컷 나눰 먹을텐데 이렇게 한 차를 가져왔다.

사과가 정말 맛있다.

동생 말대로 사과 나무의 나이가 어려서인지

지금까지 먹어본 사과 중에서 제일 맛 있엇다.

 

회사에 주문 받아서 가져다 줬는데

먹어본 사람들이 한결같이 사과가 맛있다고

추가 주문을 한다.

미안 하게도 더 이상 팔 사과가 없다.

인심 좋은 동생이 여기저기 선물한 것이

판것보다 더 많다.

 

 

 

 

 

뒷날 다시 가본 사과밭에 사과가 예술처럼 아름답다.

빗물을 머금은 사과가 참 탐스럽다.

이 사과를 만드려고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을꼬? 

 

 

 

 

 

마지막 감도 따 본다.

이제 다시 못  볼 감이다.

 

 

 

돌아 오는 길의 가을 풍경

안개가 마을을 덮었다.

평온한 월비다.

 

 

 

 

 

 

뿔당골 연못

물에 비친 단풍이 잘 그린 수채화 같다.

 

 

 

 

상림숲에도 가을이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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