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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가는 이야기

“네 말이 틀림없지만 그래도 참 섭섭하구나”

by 머구리1 2020. 12. 21.

명진 스님이 진행하는 유튜브의 제목인데 참 와 닿아서 여기에도 옮겨본다.

명진스님의 스승이신 탄성스님과의 이야기다.

탄성스님이 암에 걸려서 치료를 받으려고 입원했을 때

병문안을 갔던 명진스님이 스승이신 탄성스님께 했던 말이란다.

명진스님이

"스님께서는 신자들에게 죽을병이 들면 부처님한테 기도 하라고 하시면서

스님께서는 어찌 수술을 받고, 항암치료까지 받으려 합니까?"

스승이신 탄성 스님께서 대답하신 말이

“네 말이 조금도 틀리지 않고 부처님 제자로서 당연히 그래야 하지만, 그래도 참 섭섭하구나” 였단다.

그럭으로 탄성스님께서는 입원 수속을 밟고 있던 시자 스님을 불러올려서는

치료를 중단하시고, 절로 돌아가서는 두 달쯤 뒤에 입적하셨단다.

명진스님께서 참 후회스럽게 하는 이야기였다.

맞는 말이긴 하지만 너무 아픈 얘기다.

 

이어서 하는 얘기가 태극기 부대라고 불리는 사람들과

사람 많은 곳에서 볼 수 있는 '예수천국 불신지옥'이라는 

팻말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도 했다.

내 입장에서 보면 그들이 미친 사람을 보이겠지만 

꼭 그렇지 많은 않다는 것이다.

어쩌면 그들이 볼 때는 내가 더 미친놈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내 주관이 너무 뚜렷해서 남에게 강요를 할 정도가 되면

나 또한 그들과 다름없다는 것이다.

 

이 말이 참 나를 아프게 했다.

내 딴에는 내가 맞다고 생각하고 추진했던 일과 생각들이

다름 이들에게는 미친놈으로 보였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이제껏 '나만 옳고 너는 틀렸다' 라는 팻말을 들고 다닌 건 아닌지 반성해 본다.

한 해가 끝나가는 시점에 좋은 것 하나를 배운다.

앞으로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꼭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에 의심을 해 보고,

그래도 맞더라도 남에게 강요하지 않기....

 

www.youtube.com/watch?v=ODv4bN2WA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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