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평리7 오월의 귀향 5월 첫 주 이런저런 일로 고향길에 나섰다. 고동안 코로나로 인해 잘 못 모였던 촌놈 고향 친구 셋의 모임 '촌삼모' 모임이 있었고 또 동생의 사과밭에 사과꽃 솎아주는 일이 가족들과 계획되어 있기 때문이다. 금요일 연차를 미리 내고 어린이날인 목요일 아침일찍 출발을 했다. 아침 일찍 출발했더니 고속도로에 차도 별로 없다. 가는 길에 큰딸 반찬 가져다준다고 집에 갔더니 어버이날이라고 준비해 둔 물건이다. 매년 생일에 결혼기념일에 어버이날에 받긴 하지만 아직까지 참 익숙해지지 않고 민망하다. 손이 부끄럽다는 생각도 해본다. 어떻던 고맙고 기분좋은 선물이다. 둘째는 지엄마 통장으로 또 입금을 한 모양이다. 별로 여유롭지도 않은 직장생활일 텐데 두 녀석 다 기특하긴 하다. 아직까지 취업준비생인 막내인 아들내미 .. 2022. 5. 9. 주말의 고향 나들이 코로나 시기라 어디 갈 곳도 없고 시간 날 때마다 고향집을 들린다. 돈도 별로 들지 않을뿐더러 가까워서 한 달에 한 번은 가는 편인데 이번엔 틈이 조금 길었다. 설 다음 주에 다녀왔으니 5~6 주만에 찾은 것 같다. 금요일 저녁은 큰 딸네 집에서 잤다. 큰딸이 한우로 한상을 차렸다. 함양에 안의도 한우가 유명하다. 그런데도 사실 한 번도 못 먹어봤다. 안의면은 같은 함양이면서도 타지 같은 느낌이다. 함양 내에서 제일 발전이 많이 된 지역이고 고등학교까지 자체적으로 있다 보니 같이 친해질 기회가 별로 없다. 타 지역 사람들 중에는 함양 과 안의가 다른 군郡인 줄 아는 사람들도 많다. 성과급을 잘 받았다고 기십만원 어치는 되어 보이는 한우로 술상을 봤다. 소주 한 병을 겸해서 저녁을 때웠다. 잘 받아봤자 뻔.. 2022. 3. 20. 추석 금년 추석은 코로나로 인해 어수선한 추석이 될 것 같다. 추석 연휴 첫날 애들은 집에 두고 김여사와 둘이서만 고향길을 나선다. 명절 차례를 부모님 산소에서 지내는 관계로 매년 명절은 고향집에서 보내게 되고 추석엔 동생들 가족까지 함께 어우러져 꽤 시끌벅적한 명절 기분을 내곤 했다. 금년에 코로나로 인해 여동생 가족들도 오지 말고 그냥 각자의 집에서 보내라 했다. 아침 일찍 출발해서 큰 딸내미 집에 들러서는 커피 한잔 얻어 마시고 곧바로 고향집을 향했다. 언제나 정겨운 고향마을이다. 경남 함양군 휴천면 월평리 마을 개량 공사로 빈집이 철거되고 예전 부모님 세대의 사람들은 몇 안 남았지만 언제 가도 반겨줄 것 같은 고향마을이다. 경남 함양군 휴천면 월평리 월평길 77-25 새로 받은 우리 집의 주소다. 예전.. 2020. 10. 6. 오도재와 변강쇠 그리고 옹녀 어느 때부터인지는 모르겠으나 오도재라고 하면 변강쇠와 옹녀 이야기가 따라 나온다. 예전에는 전혀 모르던 이야기들이 어느 날 전설이 되어 나타나더라. 추측건대 마천과 조동을 잇는 관통도로가 생기면서부터 이 이야기가 나온 것 같다. 오도재로 가는 진입로인 조동에서부터 옹녀와 변강쇠 안내판이 나오기 시작한다. 저멀리 지안재가 보인다. 변강쇠 옹녀 묘 입구에 있는 안내판이다. 이곳은 펜션겸, 캠핑장, 카페를 겸하는 개인 사업장이다. 여기는 사실 오십년쯤 전에 이 위쪽 마을인 살구지에 살던 처남과 매형 사이에 살인사건이 일어났던 무서운 곳이어서 우린 잘 안가던 곳이다. 돌아가신 분은 노 포수라고 불리던 매형 되는 분으로 얼굴 기억이 안 나지만, 살인을 저지런 처남 되는 종수 형님이 참 좋은 분이셨는데 교도소 다녀.. 2020. 5. 15. 피난생활 9일째 여전히 위력을 발휘하는 코로나 때문에 세집 살림을 한지 오늘로 9일째다. 아직도 한 열흘은 더 해야할 모양이다. 지난주 금요일 일 마치고, 바로 함양으로 달렸다. 과속을 하지 않았는데도 차가 막히지 않아서 여섯 시 반쯤 도착할 수 있었다. 코로나의 여파인지 고속도로도 한산하다. 일찌감치 도착했더니 큰딸이 대게를 시켜놨다. 큰놈으로다가 2박스나 주문해 놨다. 대구에다 주문해서 시외버스에 실어서 보내는 모양이다. 아직까지 뜨끈하다. 참 좋은 세상이다. KG당 43,000원에 주문했는데 그새 대게 값이 38,000원으로 내렸다고 가격차만큼 더 보냈다고 하더니 결국 4사람이서 다 못 먹고 남겼다. 격리 중인 둘째가 맘에 걸리기는 하지만 딸내미 덕분에 오랜만에 입이 호강했다. 대게를 배가 불러서 못먹을 정도로 먹.. 2020. 4. 6. 긴 휴가의 끝 꽤나 긴 휴가가 끝나고 출근이다. 휴일 포함하여 12일간의 휴가였다. 처음 계획은 고향집에서 주야장천 낮에는 드럼 치고 밤에는 시원하게 자자고 했고, 며칠 정도는 베이스캠프를 떠나 전라도 쪽으로 여행도 할 요량이었다. 물론 짠 그대로 이루어지는 계획표는 잘 없지만... 첫날부터 계획에 빨간불이 들어온다. 남해에 귀촌해서 사는 친구가 술 한잔 하자고 유혹을 한다. 함양에서 양파농사 짓는 친구가, 지난번 양파수확 때 일도와 줬다고 저녁이나 한번 하자고 한 모양이다. 별 도움도 안 되는 일손들인데.... 김여사는 또 몸이 시원찮아서 함양 큰딸네 집에 데려다 놓고 함양에서 친구를 태운 후, 왔던길 되돌아서 남해로 간다. 남해라고는 하지만 창선대교 지나서 별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보천 마을이라는 곳으로 삼천포에.. 2019. 8. 8. 어깨에 짐은 누구나 있다. 요즘은 초등학교 입학을 하면 가방을 사준다. 내 어릴 적 고향에서는 국민학교 입학을 하면 아버지께서 지게를 맞추어 주셨다. 지금 보면 예쁘장했을 만도 했던 지게가 쪼맨한 어린애 에게는 참 컸던 것 같다. 그 지게는 내가 커 가면서 조금씩 사이즈가 커져갔고. 내 전용지개는 내가 군에서 제대를 하면서 없어졌던 것 같다. 그전에 항상 시골집 마당 구석에 내 지게가 있었다. 겨울 방학에는 하루에 두번 오도재 넘어 범화산이라는 곳까지 꼬박꼬박 나무를 해다 날랐다. 구멍 난 운동화가 미끄러지지 않도록 칡덩쿨로 동여매고 아버지를 따라서 지게 가득 나무를 지고 할딱 거리는 숨을 가뿌게 몰아 쉬면서 다른 사람과 떨어지지 않게 부지런히 다녔던 것 같다. 한 고개를 넘은 후 잠시 지게 작대기에 지게를 맡긴 채 아버지 옆에 .. 2013. 1. 1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