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902 아 덥다. 마당 화분에 나무들이 한증막 더위에 고개를 숙인다. 긴 장마에도 꿋꿋이 견디더니 폭염에도 잠시 머리숙여 햇볕을 피한 후 저녁을 기다린다. 예상한대로 장마가 끝나자 마자 폭염이 바로 찾아왔다. 산골인 이곳도 한낮 기온은 34도를 넘어간다. 다행히 산골은 햇빛만 피하면 많이 덥지는 않다. 집 안에는 에어컨을 틀지 않아도 그렇게 덥다는 생각은 안든다. 열대야도 없어서 저녁이면 시원해 지고 새벽에는 이불을 끌어다 덮어야 한다. 대추나무도 잔뜩 허리를 숙였다. 선녀벌레가 날아와서 고생을 하길래 아침에 살충제를 뿌렸더니 좀 나아졌다. '선녀벌레'라는 게 이름은 예쁜데 하는 짓은 전혀 안 예뻐다. 주변에 있는 모든 식물을 하얗게 만든다. 잎을 먹기 때문에 나무를 못살게 한다. 저항력도 높아져서 일반 살충제.. 2023. 8. 7. 가족 모임 우리는 2남3녀의 가족이다. 내가 장남이고 바로 아래에 세 살 터울 남동생이 있고, 그 아래로 3명의 여동생이 있다. 막내는 나와 열한 살 차이가 난다. 특별이 부자로 사는 사람도 없고 그렇다고 민폐 될 만큼 가난한 사람도 없다. 다행스럽게 동생들이 잘 따라줘서 재미있게 산다. 주변에서 부러워할 정도로 남매간에 우애도 좋고 허물 없이 지낸다. 어제 동생들이 모였다. 일년에 서너번 이상은 모인다. 사과밭 옆에 멋진 계곡이 있다. 상부에 오염원이 전혀 없는 일급수다. 예전에는 가재와 산메기, 피래미도 많았다. 물이 차서 물놀이 하기는 어렵고 그냥 위쪽 암반에 평상을 놓고 쉬거나 발을 담글 정도는 된다. 그곳에 동생이 원두막을 만들었다. 2014년 갑자기 암에걸린 김여사를 위해서 동생은 공기 좋.. 2023. 8. 7. 사과밭 나들이 아침일찍 '산'이 녀석이 찾아왔다. 사과밭 지킬 생각은 안 하고 기회만 되면 도망을 온다. 하긴 묶여있는 녀석에게는 자유가 얼마나 그리울까? 몇 년간을 목줄 없이 살던놈이니 그 구속은 더 갑갑할 것이다. 사과밭으로 가는 길. 길가에 도리지 꽃이 보인다. 참 예쁘다. 난 촌놈이지만 꽃이 없으면 도라지를 잘 못 찾는다. 물론 눈앞에 두고 이게 뭔지 물어면 알 수 있겠만 가을이 넘어가면 찾기가 어렵다. 위쪽을 보니 몇개가 더 보인다. 오는길에 사과밭에서 호미 가져다가 캐서 김여사 보양이나 해줘야겠다. 친구잃은 저 새는 오늘도 외롭다. 철새일텐데 동료들을 잃어 텃새가 된 경우다. 무슨 새인지 정확히는 모르겠는데 재두루미에 제일 가까운 것 같다. 두루미라기에는 조금 작은 것 같지만 왜가리 라기엔 너.. 2023. 8. 7. 김 여사의 갑작스런 방문 어제저녁 입이 심심해서 파와 감자, 양파, 땡초를 썰어 넣고 전 두어 장 부쳐서 커피 한 잔 옆에 놓고 혼자서 입을 다시고 있는데 마당 끝에서 익숙한 얼굴이 쓱 올라온다. 얼씨구 갑자기 김 여사가 들이닥친다. 뒤이어 아들내미도 들어온다. 평일인데 출근도 안 하고 웬일? 김 여사는 원래 토요일에 올라올 계획이었다. 창원에 내려갔다 올까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내려갔으면 둘이 서로 어긋날 뻔했다. 원래 아들내미 휴가가 토요일부터 계획이었는데 이틀이 당겨져서 그냥 왔단다. 어제부터 다음 주까지 열흘 정도 휴가라서 엄마를 아빠한테 데려다주고, 지는 친구들과 제주도로 여행 간단다. 덕분에 어제저녁에는 아들내미와 소고기 꾸어서 소맥 몇 잔 마셨다. 아들내미도 이제 직장에 적응을 잘 하는 것 같다. 일을 .. 2023. 7. 28. 동네 한 바퀴 장마로 인해 집콕이 많아졌다. 비 오는 날 나갈 일도 없고 나갈 곳도 마땅찮다. 무기력증에 빠질 것 같은 날들이 계속된다. 아무것도 하기 싫고 잠자는 시간과 식사 시간도 일정하지 않다 보니 그냥 TV 켜놓고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너무 안일한 것 같아서 허리 운동도 겸해서 마을 한 바퀴 돌아본다. 오늘로 삼 일째다. 길을 나서서 5분 정도쯤에 찾은 풍경 범나비는 나리꽃을 좋아하는 모양이다. 예뻐서 사진 몇 장을 찍어봤다. 어설픈 사진 솜씨에도 예쁘게 나왔다. 그다음에 마주치는 풍경은 월평저수지다. 장마철이라 낚시꾼들도 사라졌다. 언제쯤 이곳에서 낚시를 할 생각이다. 오랜만에 보는 토란이다. 요즘 연꽃은 보기 흔한데 토란은 잘 안 보인다. 어렸을 적에 토란잎으로 우산을 만들어 쓰곤 했다... 2023. 7. 27. 호랭이 장가가는 날 마당 끝 붉은 장미가 화사 하면서도 싱그럽다. 빗물을 머금은 꽃잎의 자태가 정말 아름답다. 뒤안에는 분홍색 원추리 꽃이 피었다. 원추리는 대부분 주황색 꽃이 피는데 이것은 특이하게 분홍색 꽃이 피었다. 집에 원추리를 많이 심었는데 분홍색의 꽃은 처음 본다. 보통은 이런 색깔의 꽃이 핀다. 오후에 맑은 하늘에 비가 또 온다. 하늘엔 해가 환하게 마당을 비춰주는데 제법 많은 비가 내린다. 오늘은 어느 산에 호랑이가 장가를 가는 것일까? 요즘 들어 호랑이가 장가를 자주 간다. 지난주부터 거의 매일 호랑이가 장가를 간다. 장가갈 호랑이도 짜달시리 없을 텐데... 요즘 날씨는 미쳤다는 생각 밖에 안 든다. 햇볕이 짱짱하다가 갑자기 비가 내린다. 조금 내리는 것이 아니라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급이다... 2023. 7. 26. 자동차 스마트 키 케이스 (레이즈 누키노블 ) 마을 후배가 차를 샀단다. 매번 중고차만 타다가 신차를 처음으로 구입한 모양이다. 뭘 하나 해주긴 해야겠는데 마땅한 게 잘 안 보인다. 후배 모르게 해 주려니 더 어렵다. 트렁크 매트나 발 매트를 해 주면 좋겠는데 차 색상도 모르고 후배의 취향도 모르겠다. 그러다 생각난 게 금년 초에 구입한 내 차였다. 그때 아내가 자동차 키 케이스를 해 줬다. 차 키에 아무것도 안 달려있다 보니 주머니에서 잘 빠져나간다. 어느 땐 어디에서 흘렸는지도 모르고 한참을 찾기도 한다. 해서 키 케이스가 있으면 주머니에서 잘 빠지지 않는다. 미끄럽지 않아서 가지고 다니기도 편리하다. 전화번호도 새겨 주기 때문에 혹시 잃어버려도 조금은 희망을 가져도 된다. 후배에게 사 준 키 케이스다. 레이즈 누키 노블 스마트키 홀더.. 2023. 7. 26. 장마 뒤에 보름간의 긴 장마에 전국이 물에 잠겼다. 다행히 우리 마을에는 큰 피해는 없지만 오랜만에 보는 환한 햇살은 반갑다. 꿉꿉했던 이불이 햇살에 속을 말린다. 울타리를 저렇게 해 놓으니 이쁘지는 않지만 굉장히 실용적이다. 빨래 널기에는 왓따다. 햇볕이 하루종일 잘 들기 때문에 빨래가 뽀송뽀송해진다. 사과밭 지킴이 산이도 마실을 나왔다. '지리산'이라고 이름을 지었는데 참 순한 녀석이다. 겁이 많아서 멧돼지를 보면 오줌을 찔끔거리면서 짓기만 하고 달려들지는 못하는 녀석인데 벌써 8년이 됐다. 울타리에 장미도 꽃을 피운다. 계속해서 비가 오다 보니 꽃을 피우려다가도 제대로 활짝 못 피고 중간에 시들어버린다. 옆에 붉은 장미도 몇 송이가 피어난다. 뒤안에 나리꽃도 예쁘게 피었다. 원추리와 금계국이 조금씩 같이 어울.. 2023. 7. 21. 이전 1 ··· 10 11 12 13 14 15 16 ··· 11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