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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이주 어제 6촌 동생이 아내 갖다 주라고 송이를 몇 송이 준다.​ ​ 사진으로는 표가 잘 안나겠지만 다 큰놈들이다. ​ ​ 그 중 세개를 골라서 송이주를 담았다. 송이주는 제대로 담으면 향도 좋고 맛도 좋다. 예전에 당숙께서 한 번 담이 준 적이 있는데 정말 맛이 좋았다. ​ 그때는 스쿠버를 할 때여서 거제도 다이빙 갔다가 돌문어와 전복을 좀 잡았었는데 좋은 안주와 함께 마시니 송이주 맛이 더 좋았다. ​ 지금 저 병 정도 크기였는데 셋이서 한 병을 다 마시고 또 소주 댓병을 사다가는 부어서 마시고 마지막 송이까지 썰어 먹었다. ​ 부디 그때 처럼 맛있는 송이주가 되길. 송이주를 담을 때는 송이에 물이 묻으면 안된다. 물이 묻으면 향이 영 고약해진다. 마른 솔로 흙만 깨끗이 털어서 송이가 마른 상태로 담아야 .. 2023. 10. 22.
저수지 저수지는 오늘도 평온하다. 지난밤 비가 제법 오고 겨울처럼 바람이 불었는데 바람에 휩쓸리지 않고 고요하기만 하다. ​ 때론 바람에 작은 물결이 일기도 한다. 세상에 전혀 무관심한 것은 아니라는 듯. 그래도 흔들리지는 않는다. ​ 숲에 가린 곳엔 낚시꾼이 붕어와 머리싸움을 하고있다. 긴 기다림 끝에 붕어 한마리 올린 낚시꾼은 승리자가 된듯 흐뭇하다. ​ 별 소득이 없어지자 낚시꾼은 갈등하는 듯 하다. 접을까 말까? ​ ​ 낚시꾼이 붕어를 낚는지 붕어가 낚시꾼을 낚는지. ​ 저수지는 관심 없는 듯 고요를 지킨다. ​ 저멀리 돌머리에 수달 한마리가 월척 붕어 한마리를 물고 이쪽을 보며 웃고 있다. 23.10.20 2023. 10. 22.
전기 면도기 코털 면도기 나이가 들어가는 자연스러운 현상인지 모르겠지만 희한하게 머리털과 수염이 잘 자란다. 더불어서 코털도. ​ 난 수동 면도기를 좋아한다. 거품을 발라서 면도기로 밀어내면 기분이 아주 상쾌하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수염 자라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전기 면도기를 쓰게 됐다. 이틀에 한번씩은 밀어야하니 수동 면도기가 영 불편하다. ​ 지금까지 사용하던 것은 필립스 제품이었다. 회사 다닐 때는 별로 사용을 안했다. 그러다보니 한번 충전 시키면 몇달씩 간다. 문제가 생긴게 충전기를 어디 뒀는지 모르겠다. 거치대와 충전기가 따로 있었는데 어디로 갔는지 행방불명이다. 충전기만 사려니 면도기 세트로 사는 것과 별 차이가 없다. ​ 김여사가 다시 구입해서 보낸 게 이것이다. 스위스 밀리터리 미라스 면도기 물론 메이드 인 중.. 2023. 10. 22.
고지혈증 약은 평생 먹어야 할까? 내가 고지혈증 약을 먹은지는 20년이 넘은 것 같다. 회사에서 종합건진 제도를 시행한 첫해부터 먹었으니 대략 그 정도 된다. 처음에는위험 수치는 아니었고 경계치였다. 220 정도 나왔는데 그때만 해도 바빠서 운동할 여력도 안 되고 별 고민없이 약을 복용했다. ​ 약을 복용 후 몇년 뒤 보험에 가입할 때 마다 이게 문제가 됐다. 중간에 두번정도 중단도 해봤다. 약을 중단한 후 운동을 열심히 하고 술 줄이고 음식 조심하면 어느정도 관리가 되다가도 시간 지나면 도로아미타불이 됐다. 직장 생활 하면서 몸관리가 쉽지않기 때문이다. ​ 음주가 많아지면서 중성지방으로 인한 알콜성 지방간까지 생기기 시작했다. 결국 지방간 약까지 먹게됐다. ​ 귀향을 하면서 생활 환경이 많이 바꼈다. 일단 술 마시는 횟수가 줄고 양도 .. 2023. 10. 22.
시골 병원 친구 모임이 있던 지난 일요일 아침 아침일찍 일어났는데 다른 사람들은 자고 있다. 방 안에 있기가 그래서 펜션 아래 계곡으로 내려 가다가 이슬 낀 미끄러운 돌에 미끌어졌다. 세게 넘어진 것도 아닌데 계속 갈비쪽이 아프다. 불안한 마음에 병원에 갔더니 갈비뼈에 금이 갔단다. 아 요즘 왜이러지? 아직 뼈가 약해질 나이도 아닌데. 삼잰가? ​ 시골에 오면서 생활이 많이 바꼈다. 아무래도 육식 보다는 채식을 많이 하게 되고 술을 마실 기회도 줄었다. 두 달 전쯤 부터는는 금주 중이다. 그래서 한달 전 20년 정도 먹어온 고지혈증 약을 중단했다. 중성지방 약도 중단했고. ​ 그 결과도 같이 보기로 했다. ​ 목소리 큰 경상도 할매들이 가는귀까지 먹었으니 더 목소리가 크다. ​ ​ -시골 병원 풍경- ​ 김 서운 .. 2023. 10. 22.
아침 그리고 저녁 토요일 갑자기 택배 배송 문자가 왔다. 뭐지 싶었는데 고향 친구 모임을 끝내고 와서 보니 책이 한 권 와있다. 역시 둘째가 보낸 책이다. 아침 그리고 저녁 이번엔 무려 금년 노벨문학상 수상작이다. 작가가 그동안의 활동으로 노벨상을 받은 것인지 이 책으로 받은 것인지는 모르겠다. "그의 혁신적인 희곡과 산문은 말할 수 없는 것에 목소리를 부여한다" -노벨상 선정 이유- 그런데 솔직히 모르겠다. 1장에서는 주인공 요한네스가 태어나는 것을 설명하며 끝난다. 그 나머지는 살아가는 과정이 아닌 마지막 죽어가는 과정을 그린다. 그런데 그 설명이 난해하다. 뭐가 이렇게 복잡하지? 라는 생각이다. 내 가방끈 길이를 탓하고 만다. 역시 외국 소설은 어렵다. 그냥 나도 이런책 읽었다 라고 자위하고 만다. -끄읏- 2023. 10. 15.
비가 오면 열리는 상점 지난번 둘째가 보내온 책 중 두번째 책이다. 대표사진 삭제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쉬운 것 부터 읽자는 생각에 한국 소설을 골랐다. 비가 오면 열리는 상점 대표사진 삭제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해리포터와 지브리가 만났단다. 해외 6개국에 판권을 수출했단다. 주제는 불행을 팔아서 행복을 산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스토리 전개가 어딘지 낯익다. 어디서 본듯한 그림이다. 이 책이다. 이미예 작가의 달러구트 꿈 백화점 스토리 전개가 너무 난해해서 읽기 어려웠던 소설이다. 대표사진 삭제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우연이겠지만 책 표지의 디자인도 좀 닮았다.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집나간 동생은 소식이 없고 먹고 살기 바쁜 엄마을 둔 고3 세린은 불행한 소녀다. 어느날 불행을 팔아서 행복을 살 수 있다는 장마상점에 초.. 2023. 10. 15.
고향 친구 모임 어제 토요일에 고향친구 모임이 있었다. 1박2일 모임이었고 고향 근처다 보니 오늘 대부분의 친구들이 고향 마을로 왔다가 옛 추억을 돌아보고 떠났다. ​ 울산에 3명 언양에 1명 부산에 2명 진주에 1명 그리고 나까지 태어난 곳은 모두 이곳이지만 지금은 살길 찾아 여기저 흩어져 산다. 나이들이 있다보니 나같이 퇴직하여 백수로 사는 사람이 셋이고 촉탁으로 연장해서 일을 하는 친구도 있고 개인일을 하는 친구도 있다. ​ 모임 장소는 지난 여름에 예약한 안의에 있는 솔마루 펜션이다. 계곡 옆에 위치한 곳으로 경관이 좋다. 전부 하나 하나의 독채로 이루어져 있고 제일 큰 방 두개를 예약했다. 6인 기준 18만 원이고 여름 성수기에는 10만 원 추가다. 1인 추가에 2만 원 추가되고 또 바베큐 장비 비용은 3~5만.. 2023. 10. 15.
빤스 오도재 올라 가는 길 지리산 문학관이 있는 곳은 원래 '월평분교'가 있던 곳이다. 산골에 사람이 많다보니 이 동네 애들도 많아서 가까운 이곳에 분교를 세웠다. 불행히도 난 못 다녔다. 내 한 해 후배들이 이 분교 1회다. ​ 이 분교 옆에는 독가촌이 있었다.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서 정부에서 집을 지어준 것이다. 시멘트 블록으로 지은 열 평 정도의 작은 집이다. ​ 그런 작은 집에서도 8명씩 살았다. 살기가 정말 팍팍한 사람들이라 그들의 삶 또한 거칠었다. ​ 지금은 대부분 철거 되고 다시 지은 집만 두 채가 남았다. ​ ​ 빤쓰 ​ ​ 자고로 여자는 빤쓰를 잘 벗어야 한다던 새터댁의 우스갯 소리는 시집와 평생을 산골짝 작은 밭이랑을 넘어서지 못한 그녀의 한탄이었다. ​ 빤스를 잘 못 벗긴 죄로 새터양반은.. 2023. 10.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