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902 오랜만에 보는 친구들 지난 토요일 시골집에서 보일러실 물청소를 하고, 바깥에서 시간 때우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린다. 남해에 전원주택을 지어서 살고 있다가 얼마 전에 산청으로 이사를 온 친구다. 시천면 내대리 라는 곳인데 앞에 계곡 물이 좋은 곳이다. 15년 전쯤 친구 누나가 펜션을 하고 있어서 가 본 곳이다. 다른 친구들이 와 있으니 시간 되면 오라는 것이다. 아마 내가 창원에 있는 줄 알고 전화를 한 것 같다. 마침 할 것도 없고 심심했던 터라 늦은 시간이긴 하지만 급히 출발을 한다. 거리상으로는 70km밖에 안 되는데 꼬불꼬불 국도에 밤중이다 보니 한 시간 반이 넘게 걸렸다. 친구들과 인사를 하는데 모르는 친구도 있다. 국민학교 동기들인데 그 마을에 사는 사람들끼리 계모임을 하는 모양이다. 예전에는 애들이 많아서 한 마을.. 2022. 5. 24. 보일러 고장 토요일 집에 있어봤자 낮잠만 잘 거고 해서 그냥 혼자서 길을 나섰다. 매번 아내와 같이 다니다 보니 어디를 혼자서 가는 길이 어색하고 주변에서도 이상하게 본다. 아내가 혹시 아픈지 자주 물어본다. 그냥 늙어가는 연습 중이라고 우스개 소리로 대답하고 말지만 정말이다. 고향집 마당 앞에 작약도 이제 시들어 간다. 작약이 어느 시기에 생겼는지는 모르겠지만 꽤 오래된 것이다. 작년에는 지저분해서 전부 베어 냈는데 다시 새순이 나서 예쁜 꽃을 피웠다. 친구의 형님집은 제법 모양새를 갖춰간다. 벽돌집이 아니라 철골 집이라 진도가 빠르다. 지난번 어버이나 왔을 때 바닥 콘크리트 공사를 했는데 벌처 외부의 형태는 거의 갖췄다. 6월 중에는 입주를 한단다. 동생도 포크레인으로 담장 작업을 하고 있었다. 아직까진 주업은 .. 2022. 5. 24.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황보름 이 책을 읽기로 마음먹었을 때 맨 처음 든 생각이 왜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일까?' 였다. 휴남동 카페도 있고, 휴남동 선술집도 있고, 슈퍼도 있고, 국밥집도 있는데.. 글을 읽고 나서의 생각은 작가의 바램이지 않을까 싶다. 꼭 이런 서점이 있었으면 하는 작가의 바램. 현실에 이런 서점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서점 안에서 맘대로 책을 읽을 수 있고, 커피를 마실 수 있고, 뜨개질을 할 수 있고 독서 토론회를 할 수 있고, 작가와의 북 콘서트를 할 수 있고, 글쓰기 강연을 들을 수 있는 서점. 그러면서도 한 명쯤은 있을 법한 진상 손님이 없는 곳. 그런곳은 아마 없겠지? 그렇지만 있었으면 좋겠다. 도시의 한 복판이 아니더라도 골목 끝길 어디쯤 이런 서점이 있었으면.. 2022. 5. 18. 백신 4차 접종 지난주 목요일 4차 백신 접종을 했고, 오늘 첫 출근이다 보니 일이 많이 밀려있다. 오늘은 일찌감치 일을 시작해야하지 싶다. 4차 접종을 할까말까 망설이다가 하기로 했다. 주변에 기저질환자가 있으니 유별나다 싶을 정도로 관리를 했지만 김여사는 결국 4차를 맞은 상태에서도 확진이 됐었다. 아들내미가 먼저 걸렸고 김여사가 두 번째였는데 희한하게 같이 사는 나는 안 걸렸다. 해서 맞지 말자고도 생각했었다. 결국 맞기로 한 것은 일단 공짜고, 회사에서 휴가까지 주면서 맞으라 하는데 안 맞겠다고 버티는 것도 웃기고 해서 맞았다. 휴가도 이번 5월 말까지만 주는 모양이다. 다행히 큰 부작용은 없었다. 3차 때보다 약간 덜 한 수준의 주사 맞은부위 통증이 있을 뿐이다. 정년 마지막 해가 되니 집에서 쉬어도 별 감흥이.. 2022. 5. 16. 오월의 귀향 5월 첫 주 이런저런 일로 고향길에 나섰다. 고동안 코로나로 인해 잘 못 모였던 촌놈 고향 친구 셋의 모임 '촌삼모' 모임이 있었고 또 동생의 사과밭에 사과꽃 솎아주는 일이 가족들과 계획되어 있기 때문이다. 금요일 연차를 미리 내고 어린이날인 목요일 아침일찍 출발을 했다. 아침 일찍 출발했더니 고속도로에 차도 별로 없다. 가는 길에 큰딸 반찬 가져다준다고 집에 갔더니 어버이날이라고 준비해 둔 물건이다. 매년 생일에 결혼기념일에 어버이날에 받긴 하지만 아직까지 참 익숙해지지 않고 민망하다. 손이 부끄럽다는 생각도 해본다. 어떻던 고맙고 기분좋은 선물이다. 둘째는 지엄마 통장으로 또 입금을 한 모양이다. 별로 여유롭지도 않은 직장생활일 텐데 두 녀석 다 기특하긴 하다. 아직까지 취업준비생인 막내인 아들내미 .. 2022. 5. 9. 파우스트 파우스트(Faust)-요한 볼프강 폰 괴테 (옮긴이 정서웅) 김호연 작가가 아니었으면 난 이 책을 읽지 않았을 것이다. 김호연 작가의 소설 '파우스터' 말미 작가의 말에 이 책에 관한 글이 있었다. 처음에 파우스트를 읽고 난해 해 하는 그에게 어떤 선배가 그랬단다. 파우스트는 40대 이후에 읽어야 할 책이라고. 해서 예전에 한번쯤은 읽었을 법한 이 책을 다시 구입해서 읽게 되었다. 나도 이제 60대니 이 책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현실은 "아니올시다"다. 2권으로 되어있는 이 책은 뭐가 뭔지.... 뭐가 그렇게 대단한 책인지... 어렵기만 하다. 2권을 읽을 때는 1권의 내용이 하나도 생각이 안 난다. 예전에 영어 공부 할 때와 비슷하다. 한 달 동안 열심히 외워 놓고 다음장 공부하면 한 달 동안.. 2022. 5. 4. 제주도 이번에 제주도를 다녀오면서 이상한 것이 있었다. 주유소다. 일반적으로 모든 주유소는 경유가 휘발유에 비해서 싸다. 예전에는 리터당 200원 정도 차이가 났었고 지금은 비슷해지긴 했다. 하지만 경유가 휘발유보다 비싼 곳은 아직 한 곳도 보지 못했다. 그런데 제주도에서는 모든 주유소가 휘발유보다 경유가 리터당 30원 정도가 더 비쌌다. 그리고 도로 주변에 대부분의 주유소 가격이 동일했다. 휘발유 2040원 경유 2070원 이걸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제주도는 환경, 관광 도시기 때문에 경유에 환경세가 추가됐을 거다" 다른 의견은 "아니다 제주도에 관광 오는 사람들이 SUV를 많이 렌트하니까 담합을 했을 것이다. 주유소마다 기름값이 똑같다는 게 말이 안 된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설마 했던 담합이었다. .. 2022. 5. 3. 멀지 않은 길 지난주 외사촌 동생의 장례식장을 다녀왔다. 장례식장이 제주도다 보니 다녀오기가 쉽지 않다. 소식 듣는 순간부터 같은 병을 앓은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울고 있는 김여사를 데려갈 수가 없어서 혼자서 다녀왔다. 암에 걸린지 대략 5년이고 재발한 지 2년 만에 고통스런 삶을 마감한 동생의 인생이 슬프다. 누구나 한번은 가는 길이라고 애써 위로 하지만 마흔셋의 나이는 너무 젊다. 외삼촌이 이제 일흔 외숙모가 예순셋이니 그들은 십년에서 삼십 년 이상의 시간을 자식 묻은 가슴을 쓸어내릴 것이다. 제주도의 장례풍습은 육지와는 조금 다른 것 같았다. 4일장이 아니라 초상을 치루지 않는 날이 있단다. 화요일에 세상을 떴으니 통상적으로 목요일에 출상을 하지만 지난주 목요일이 상을 치루지 않는 날이라고 한다. 매주 목요일이 상.. 2022. 5. 2. 이전 1 ··· 31 32 33 34 35 36 37 ··· 11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