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천면 월평12 여름 휴가 전에 어떤 선배가 그런 이야기를 했다. 살아오면서 제일 시간이 빠른 때가 정년퇴직하는 해라고. 그 말대로 금년 들어서는 정말 시간이 빨리 지나간다. 심지어는 월급날조차 빨리 돌아온다. 벌써 팔월이다. 금년의 반이 넘게 흘러 간 것이다. 2주간의 긴 휴가도 역시 빠르게 끝났다. 금년의 대부분 일정에는 마지막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하기휴가 역시 마지막 휴가가 되리라. 큰딸에게 가져다줄 것이 있어서 휴가가 시작된 토요일 일찍 고향을 찾았다. 고향집은 여전히 그자리 그대로다. 주변에 사람들과 환경들은 조금씩 바뀌어가고 있지만 부모님이 살던 고향집은 그대로 세월을 안고 간다. 큰 도로변에는 백일홍이 한창이다. 이 길이 오도재 올라가는 길인데 여기서 대략 1~2km쯤 올라가면 지리산 제일관문 오도재가 나온다. 반.. 2022. 8. 9. 유월 어제저녁부터 내린 비가 아직까지 계속이다. 이번 비는 그래도 강수량이 제법 되지 싶다. 잠결이지만 빗소리가 컸다. 지난 토요일 오랜만에 고향을 찾았다. 딸네 집 작은방 벽에 습기가 찬다고 해서 그것 도 볼 겸 해서 오랜만의 귀향이다. 큰딸 집의 벽은 전문가를 불러서 수리를 하기로 했다니 돈이나 조금 보태주고 말아야겠다. 김여사는 수리하는 것 봐준다고 딸네 집에 남아서 혼자서 내려왔다. 집수리한다고 남자들 왔다 갔다 하는데 미혼의 아가씨 혼자 산다는 게 조금은 불안한 모양이다. 마당 끝에 피자두 나무는 너무 많이 커서 걱정이다. 지난번에 대추나무와 함께 거름을 한 포대씩 넣었더니 훌쩍 커버렸다. 사과밭에 심은 자두나무 보다 더 크다. 일면만에 죽어버린 왕자두나무가 아깝다. 그나저나 저 담벼락 위 풀들은 어.. 2022. 6. 27. 배려 부산에 살던 마을의 후배가 고향마을 우리 집 옆에 집을 지었다. 처음에는 작년중으로 이사를 온다고 하더니 집사람과 합의가 안 되었는지 몇 년 뒤에 들어올 것 같다고 한다. 집을 짓는 것은 알았지만 나도 그렇고 그 친구도 그렇고 한 달에 한 번도 안 가다 보니 한 번도 얼굴 마주칠 기회가 없었다. 어느 순간 집을 완공했는데 저 모양을 해 놨다. 담을 설치 할 것이라고는 생각을 못했는데 우리 집 벽에 딱 붙여서 담을 쌓아놨다. 이곳으로 가면 우리집 보일러실이 있다. 결국 우리는 보일러실을 가려면 반대쪽으로 빙 둘러서 가야 한다. 그동안 동네 선배가 꼰대질 한다고 할까 봐 집 짓는 동안 한 번도 싫은 소리를 안 했다. 고향 들어온다는 후배가 반갑기도 하고 이웃이기도 하니 잘 지내보자는 생각이 컸다. 집 짓는 .. 2022. 3. 21. 주말의 고향 나들이 코로나 시기라 어디 갈 곳도 없고 시간 날 때마다 고향집을 들린다. 돈도 별로 들지 않을뿐더러 가까워서 한 달에 한 번은 가는 편인데 이번엔 틈이 조금 길었다. 설 다음 주에 다녀왔으니 5~6 주만에 찾은 것 같다. 금요일 저녁은 큰 딸네 집에서 잤다. 큰딸이 한우로 한상을 차렸다. 함양에 안의도 한우가 유명하다. 그런데도 사실 한 번도 못 먹어봤다. 안의면은 같은 함양이면서도 타지 같은 느낌이다. 함양 내에서 제일 발전이 많이 된 지역이고 고등학교까지 자체적으로 있다 보니 같이 친해질 기회가 별로 없다. 타 지역 사람들 중에는 함양 과 안의가 다른 군郡인 줄 아는 사람들도 많다. 성과급을 잘 받았다고 기십만원 어치는 되어 보이는 한우로 술상을 봤다. 소주 한 병을 겸해서 저녁을 때웠다. 잘 받아봤자 뻔.. 2022. 3. 20. 7월의 고향 금요일 오후 병원에서 2주 전에 떼어낸 대장용종의 검사 결과를 보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 결과는 "별것 아니니까 잘 지내다가 3년 후쯤 한번 검사 해봐라" 였다. 그럴 것이라고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다행이다. 그런데 용종의 크기가 5mm 정도면 다른 병원에서는 대부분 대장 내시경 검사 시 제거를 하는데 유독 이 병원에서는 외래로 진료를 받게 해서 외래에서 제거 수술(시술)을 하게 한다. 회사 주치의에게 물어보니 이 병원만 유독 그렇게 한단다. 아마 병원 수입 문제도 있을 것이고 의사들의 경험도 쌓을 수 있기 때문 아닐까 한다. 실제로 내시경 검사 시 제거하면 오만 원만 더 내면 되지만 외래를 통해서 할시 대략 삼십만 원 정도의 비용이 더 들어갔다. 이것은 내가 지불한 돈만 삼십이지 실제로 건강보험공단에서.. 2021. 7. 4. 월평의 봄날 금요일 저녁 빠르게 퇴근을 해서 함양으로 향한다. 큰애네 집에서 저녁 겸해서 광어회 한 접시에 청주 한 병을 비웠다. 큰애도 요즘 많이 힘들어한다. 넷이서 하던 일을 두사람이 휴직을 내는 바람에 둘이서 한다고 매일 야근을 하고 있고, 토요일 일요일에도 출근을 하고 있다. 7월에 인사이동이 있을 때 까지는 어쩔 수 없이 이렇게 해야 한단다. 공무원들이 놀고 먹는줄 아는 사람이 많은데 놀고 먹는놈도 있겠지만 힘들게 일하는 이들도 많다. 2주만에 찾은 오도재 아래 고향마을은 빠른 세월만큼이나 푸르게 변해 있다. 사과밭 은 이제 완전한 초록잎들이 남은 열매를 열심히 키워 나가고 있다. 솎아내기가 끝난 사과나무의 선택받은 열매들은 제법 실하게 컸다. 이런저런 이유로 맺힌 열매의 90% 이상은 선택받지 못해서 제거.. 2021. 5. 16. 봄이 오는 고향 김여사의 정기 검진을 위해 서울 병원을 방문 후 연휴를 그냥 보내는 게 아까워 고향집으로 향했다. 노조 창립일까지 겹쳐서 이번 주엔 4일 연휴가 됐다. 해서 지난주에 이어서 이번주도 고향집에서 연휴를 보내게 되었다. 좋은 세상이다. 새벽에 출발 했다고는 하지만 남쪽 끝인 창원에서 서울까지 갔다가 점심은 또 지리산 골짜기 함양에서 먹을 수 있다니.... 산골의 일출은 매번 늦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당일 함양의 일출시간이 7시 23분쯤으로 되어있는데 이 사진은 8시 20분쯤이다. 깊은 산중은 해 맞는 시간도 짧다. 내 고향이지만 참 산골은 산골이다. 아침에 옥상에서 집 뒤쪽을 보니 산까치와 이름 모를 새들이 많이 앉아있다. 참새와 산까치는 알겠는데 덩치 큰 세녀석은 모르겠다. 위쪽 높은 아카시아 나무 까치집.. 2021. 2. 8. 홍로가 붉다. 벌초 때문에 금요일 저녁에 고향집에를 갔다. 코로나로 인해 금년 벌초는 한 번에 모여서 하지 않고 각 집안 별로 하기로 해서 사실 걱정이 많았다. 못해도 10상보정도는 해야 할 것 같아서다. 다행히 아들내미가 도와준다고 따라나서는 바람에 조금은 위안이 됐지만... 도착해서 보니 큰아버지와 조부무님 산소는 사촌 동생이 다 해놔서 그나마 빨리 끝낼수 있었다. 워낙 아침 일찍 시작하다 보니 오도재 5대조 할아버지 산소를 먼저 하고, 부모님 산소를 하니 10시 정도밖에 안 됐다. 마을 근처에 있는 당할머니 와 당할아버지 당숙산소까지 벌초를 하고 후손이 없이 돌아가신 아버님 바로 위에 큰아버지 산소까지 벌초를 다 마치니 그래도 오전이다. 시간이 남아서 아들래미 운전연습시킨다고 단기 보험까지 들어놓고 왔으니 차를 .. 2020. 9. 7.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