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가는 이야기499 사과 적과 요 며칠 사과밭에서 적과 작업을 했다. 사과나무에 열매가 달리는 대로 방치하면 과일이 작아져서 상품성이 없어진다. 그래서 위에 사진과 같이 여러 개가 있는 사과 중에서 제일 튼튼한 한 개만 남기고 모두 따 내야한다. 아마 열린 열매의 90% 정도는 솎아내지 싶다. 그렇게 해도 한 나무에 백개 근처는 열린다. 저 적과 작업이 어렵다. 초짜들이 하면 아까워서 자꾸 많이 남긴다. 한 가지에 한 개만 남기고 모두 따내야 하는데 아깝다 보니 두세개를 남긴다. 가지가 가늘기 때문에 두개 이상을 남기면 나중에 가지가 끊어지기도 한다. 결국 초짜들이 남긴 것들은 다시 재작업을 해야 한다. 사람은 꼭 일등을 못해도 살아남지만 과일은 일등을 못하면 생을 마감한다. 리프트 카 위에서 본 사과밭 풍경이다. 저 위쪽 밭은 가족.. 2023. 5. 22. 유명인 그림을 그리는 당질(5촌 조카)이 있다. 서울에 살면서 작업실도 서울에 있어서 자신의 고향이긴 하지만 이곳에 올 일이 그동안 별로 없었다. 그 조카가 이곳에 작업실을 마련했다. 오도재 올라가는 길에 있는 삼봉산가든 2층을 얻어서 그동안 혼자서 열심히 보수를 하더니 어제 지인들을 초대했다. 난 초대는 받았지만 갈 생각이 없어서 금요일에 맥주만 두 박스 가져다줬다. 예술하는 사람들과 같이 한다는게 어색했고 대화의 주제나 겨기도 서로 맞지 않는 불편한 자리가 될 것 같아서였다. 그런데 조카가 어제 오후에 손님을 데리고 직접 찾아왔다. 초대한 사람들이 다 예술가들은 아니고 그냥 고등학교 은사님도 계시고 친구도 있고 하니까 꼭 참석해 주면 좋겠단다. 더불어 진주에 있는 육촌 동생들도 참석하기로 했단다. 그때 같이.. 2023. 5. 21. 고사리 어제저녁 늦은 시간 동생에게서 전화가 왔다. 고사리 좀 꺾어 가란다. 친구네 고사리밭이 있는데 일손이 없어서 고사리 끊을 사람이 없단다. 나도 잘 아는 친구인데 학교 있는 마을 근처에서 소를 키우는 친구다. 아침 일찍 동생이 밭의 위치를 가르쳐 준 뒤 일하러 가고 아침을 먹고 혼자서 완전무장을 하고 고사리 밭으로 향한다. 동생 친구의 고사리밭이다. 여기는 밭이라기 보다는 산이다. 이 옆에 밭이 하나 더 있다. 고사리가 조금 늦었다. 벌써 몇번을 꺾은 뒤여서 늦게 나온 녀석들이라 세다. 위쪽으로만 꺽어야한다. 한 시간 정도 꺾었나? 제법 많다. 콤바인 자루로 반포대는 된다. 저곳에서 보통 두 포대 정도 꺾었다는데 위쪽만 꺾어서 인지 그렇게 많지는 않다. 그래도 저 정도면 한 근 정도는 되지 않을까 한다. .. 2023. 5. 17. 커피 며칠 전 둘째가 사 보낸 커피다. 난 사실 커피를 잘 모른다. 그러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일행과 카페를 갈 때는 항상 아메리카노다. 내가 아메리카노를 특별히 좋아해서가 아니라 아는 게 아메리타노 밖에 없기 때문이다. 몇 년 전 친구들 무주 부부동반 모임에서 처음 라떼를 먹어보고는 그 뒤로 가끔 라떼도 주문한다. 그러다 우연히 찾은 것이 헤이즐넛이다. 어디선가 얻어 먹었는데 그 향이 참 좋았다. 무슨 커피인지도 모르고 있다가 생각나서 물어봤더니 헤이즐넛이란다. 시골에 올 때 김여사는 내려먹는 커피세트와 가루 커피 한 봉지를 사줬다. 믹서 커피 마시지 말고, 이것 먹으란다. 진한 아메리카노도 한 병 사서 보냈다. 병에 든 것인데 물에다가 조금씩 타서 먹으면 된다. 그런데 영 내 입맛이 아니다. 촌스런 내 입.. 2023. 5. 16. 마지막 연말정산 직장인들은 매년 1월에 전년도 소득에 대한 연말정산을 한다. 이유는 모르겠는데 퇴직자들의 경우는 1월이 아닌 5월에 종합소득세 신고를 하여야 한다. 작년도 종합소득세 신고를 하기 위하여 지난주 창원에 내려갔다. 오랜만에 내려가면 바쁘다. 가자마자 두 군데 병원을 들렸다. 요즘 계속해서 엉치뼈 근처가 아파서 통증의학과에 먼저 들렸다. 소답동에 정 의원이라는 곳인데 이곳이 근육통은 잘 낮게 한다. 무슨 주사인지는 모르지만 웬만큼 아파도 주사 한 번 맞고 나면 대부분의 통증이 사라진다. 한 번의 주사지만 여러 주위에 놓는다. 이번에도 여섯 곳인지 여덟 곳인지에 주사를 맞았다. 이 병원은 "내일 다시 오세요" 이런 것도 없다. 계속 아프면 오고, 안 아프면 오지 말란다. 안 아파서 안 갔는데 3일 정도 지나니 .. 2023. 5. 15. 선물 며칠 전 동네 아재 트럭이 갑자기 마당으로 들어오더니 내려준 물건이다. 밑도 끝도 없이 귀향 선물이란다. 친환경 나무를 사용하여 만든 평상이란다. 내가 받을 명분이 없었다.아재 말로는 고마워서 라는데 내가 아재에게 특별하게잘해 드린 기억이 별로 없다.동생 덕분인가 했더니 동생에게도 내게도 고맙단다.참 받기가 민망하다. 민망하긴 하지만 정말 필요한 것이었다.그동안 앞 마당에 차양을 설치하면서 데크를 설치할 까평상을 놓을까 고민 중이었다.원래 계획은 데크를 깔 계획이었는데 오는 사람마다 반대를 한다.데크 깐 사람들이 대부분 후회한단다.시간 지나면 곰팡이 냄새도 많이 난단다.그래서 망설이던 중이었다. 덕분에 고민할 필요 없이 평상으로 마무리가 되어버렸다.이제 여름에도 바깥에서 앉아 놀 수가 있게 됐다.막걸리 .. 2023. 5. 15. 갑과 을 어제 11시쯤 드라이브나 나가자는 김 여사의 청에 따라 목적지 없이 길을 나섰다가, 이틀 전에 가 본 마천 다래원으로 방향을 잡았다. 여기는 처음 가본 곳이었는데 음식이 좋았다. 우린 왕갈비탕을 먹었는데 갈비탕으로 밥을 먹으면서 소주 한 병을 먹어도 된 정도로 고기량도 많았다. 여기도 주인이 동생의 친구라고 서비스로 소주 한 병을 줬다.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문 앞에 주차 되어있는 차가 없어서 이상하다 했더니 매주 화요일은 휴무란다. 병곡에 복성각으로 차를 돌리니 25km 다. 인원에 들려서 구경 좀 하다가 점심시간으로는 약간 늦은 12시 40분쯤 들어갔는데 역시나 사람이 많다. 이번에는 짬뽕을 주문했는데 역시 좋았다. 국물이 하나도 안 남을 정도로 맛있게 먹었다. 식당이 바쁜 시간이어서 .. 2023. 5. 10. 시골의 어버이날 오늘이 어버이날이다. 내 부모님은 세상 떠난 지 20년이 다 되어가지만 시골의 어버이날 행사는 연중 큰 행사다. 면사무소에서 주최하는 행사는 군수님을 비롯해서 군의회 의장, 농협 조합장 등 군내에서 방귀 꽤 나 낀다는 사람들이 다 모이는 아주 큰 행사다. 비록 C급이긴 하겠지만 연예인도 초청된다. 시골 노인들에게는 이 C급의 연예인이 BTS 보다 훨씬 낫다. 몇 곡인지도 모를 정도로 많은 노래를 부르고 간다. 내 역할은 정해져 있다. 젊은(?) 사람인 내가 낄 자리는 행사장에는 없다. 단지 어르신들의 이송을 책임질 운전기사 역할뿐이다. 행사 계획은 오전 열시부터 열두시까지였다. 아홉시 반에 마을회관에서 어르신들을 태우고 면사무소로 모셔다드린 후 인솔자 아저씨께 12시쯤 온다고 얘기하고 김 여사와 드라이브.. 2023. 5. 8. 이전 1 ··· 11 12 13 14 15 16 17 ··· 6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