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가는 이야기499 자식 노릇에 등골 빠진다. 지난 2박 3일간 촌삼모 모임이 있었다. 고향 출신 세 부부가 일 년에 두 번씩 모이는 모임이다. 촌놈 세 사람이라고 해서 이름도 촌삼모다. 고향마을에서 하였지만 이번에는 우리 집을 이용하지 않고 근처 민박집을 잡았다. 서울에 사는 친구의 형님이 고향에 내려와서 사는데 친구가 집을 지어줬고, 그동안 못 와봤던 친구 부부가 집들이 겸 모임을 가진 것이다. 서울 친구는 이번에도 형님께 큰 선물을 하고 갔다. 4천만 원에 가까운 황토 찜질방과 안마의자까지 형님께 선물하고 올라갔다. 친구도 대단하고 친구 부인도 대단하다. 이번 모임 내내 비가 내리는 바람에 꼼짝없이 집에서 보내게 됐다. 첫날은 일찍 온 부산 친구와 취나물이라도 뜯었지만 그날 저녁부터 비가 오기 시작해서 죽으라고 술만 마신 것 같다. .. 2023. 5. 6. 기다려야 하는 것들 고향 빈집이 썰렁하다고 아내가 보낸 화분들인데 평생을 실내에서만 살아온 것들이다. 화초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욕심을 부렸다. 창원에서 평생 실내에만 살았으니 밖에서 햇빛 실컷 보면서 살아라고 햇볕 잘 드는 곳에 하루종이 내놨다. 일주일쯤 지나니 잎이 노랗게 변하면서 죽어간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난 물이 부족한줄 알고 또 매일 물을 줬다. 살아날 기미가 안 보인다. 아는 사람에게 물어보니 햇볕을 너무 많이 봤단다.아 이런 무지몽매한.....다시 실내에 들여놓고 기다려보지만 별 희망이 안 보인다.김여사 알면 뭐라 할텐데.... 그래 유튜브다. 요즘 네이버 지식인 보다 더 잘 가르쳐 주는 곳이 유튜브다. 열심히 찾아봤더니 집에서 만드는 영양제가 있었다. 두가지 방법을 같이 사용했다. 하나는 내가 먹.. 2023. 4. 29. 비 오는 날의 단상 오랜만에 온 비가 게으른 사람 일하기 싫을 정도의 비가 왔다. 시원하게 한번 오면 좋으련만 올해는 정말 비가 오기 싫은 모양이다. 이상 기온 탓인지 이틀 전에는 새벽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더니 서리가 내렸다. 덕분에 꺾지 못한 고사리는 다 시들어버렸다. 사과밭은 괜찮아야 할 텐데 걱정이다. 이것도 비라고 화초들을 마당에 내놓고 비를 맞혔더니 제법 싱싱해졌다. 비실비실하던 나무들이 비를 맞으면 희한하게 되살아난다. 수돗물과는 물의 성분에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올해 심은 나무들이 제법 자라났다. 그중에서도 체리나무가 제일 잘 자랐다. 취미로 키우는 유실수 중에서 제일 열매 맺기가 어려운 게 체리나무지 싶다. 나무는 잘 커는데 열매는 잘 안 달린다. 체리나무가 어려운 게 자가 수정이 안 되기 때문에 한.. 2023. 4. 29. 고향 마을 이 산간벽지에 요즘 들어서 관광버스가 한 번씩 들어온다. 군내버스가 종점인 이 동네에 하루에 네 번 들어오긴 하지만 그 외에는 이 산골에 버스가 들어올 일은 거의 없다. 어제는 인솔자인듯한 분에게 직접 물어봤다. 고성에서 왔단다. 선진지 견학이란다. 우리 동네가 선진지? 그럴 정도는 아닌데..... 그러고 보니 인솔자가 명찰을 찬 게 공무원인듯했다. 내 생각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발전이 안 된 군이 함양군이고 우리나라에서 제일 발전이 안 된 면이 내가 있는 휴천면이지 싶다. 면사무소 소재지에 식당 하나가 제대로 없다. 하나 있긴 하지만 조금 후지다 보니 면직원들도 도우미를 불러서 면사무소 내에서 점심을 먹는 것으로 안다. 면사무소 소재지에 고깃집 하나가 없다. 당연히 카페도 없다. 그 휴천면에서 제.. 2023. 4. 28. 오랜만의 외출 지난주 창원을 갔었다. 실업급여를 받는 기간 중 4차에는 직접 고용복지센터를 방문해야 한다. 2,3차는 인터넷 접수가 가능하지만 중간에 한번 마지막에 한 번은 직접 방문을 하라고 한다. 실업급여를 너무 쉽게 받아먹지 말라는 이야기다. 웃기는 건 그렇게 해서 내려갔는데 이틀 전에 문자가 왔다. 직접 와도 되고, 인터넷으로 접수해도 된단다. 좀 일찍 이야기해 주지.... 내려간 김에 오랜만에 아들내미와도 술 한잔 했다. 옛 동료와도 저녁 겸 술 한잔 때리고.. 아들내미가 많이 힘들어해서 마음이 아프다. 요즘 대기업의 간부들이 짜달시리 책임감이 없다. 그냥 시간만 때우고 정년까지 무사하게 살아남는 게 목표인 것 같다. 예전처럼 책임감도 없고, 동료 간에 정도 없다. 그러다 보니 신입사원들이 들어와도.. 2023. 4. 25. 황당한 하루 아침 일곱시 아침 댓바람 이랄수도 있는 시간에 동네 형님께 전화가 왔다. "삼천포 회 먹으러 가자" "응, 이시간에?" 무슨 사연이 있겠지 싶어서 급하게 서둔다. "예 차 가져 나갈께요. 참시만 기다리세요" "차 필요없다. 차 있다" 급하게 세수를 하고 양치질하고 운동화 질질 끌고 나선다. 얼씨구~~ 마을 회관에 갔더니 다른 사람이 더 있다. 포터 더불 캡에 이미 손님이 가득이다. "뭐지?" 물어볼 새도 없이 출발이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냥 마음맞는 몇명이서 삼천포에 회 먹으로 가는줄 알았다. 면사무소 앞에서 차를 세운다. 얼씨구~사람이 많다. 적게 잡아도 스무명은 될 것 같다. 아직까지 분위기 파악이 안되는데 아는 얼굴도 없다. 결국 동네 선배님께 물어봤다. 오늘은 휴천면 산악회 야유회 가는 날인데 회.. 2023. 4. 9. 고사리 피다. 봄비가 지나간 산에는 생기가 더 많아졌다. 오전에 올라가 본 앞동산에는 벌써 고사리가 제법 올라왔다. 누구네집 손자의 손만큼이나 예쁜 모습으로 수줍게 고개 숙인 고사리 떼다. 위집에 후배는 벌써 세 번이나 꺽어서 삶았단다. 봄비는 모든 생명들의 성장을 촉진한다. 바위틈에 취나물도 제법 모양새를 갖춰서 한 줌을 따다가 무쳐 먹었다. 취나물은 역시 산에 나는 나물이 향이 진하다. 밭에 재배하는 나물은 크긴 하지만 향은 덜하다. 두릅은 아직 덜 피었다. 고사리와 같은 장소에 있는 두릅인데 아직 덜 피었다. 며칠만 지나면 적당하게 필 것 같다. 시장에는 제법 많이 나던데 재배한 것인 모양이다. 마을밖에 사는 사람이 많이 따서 팔았다길래 혹시나 눈먼 두릅이 있을까 해서 산에 올라갔더니 아직 덜 피었다. 그런데도 .. 2023. 4. 6. 비오는 날 아침의 단상 어제저녁부터 내리던 비가 아직까지 부슬부슬이다. 꼭 가기 싫은 시가집 가는 새댁 발걸음 마냥 마지못해 내리는 듯 한 비가 해갈에는 짜달시리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다. 아침 옥상에서 본 풍경이다. 이 풍경도 다음 주에 지붕 공사를 하고 나면 못 볼 풍경들이다. 지붕공사를 하면 앞뒤로 난간에서 50cm 정도의 공간만 띄우고 다 덮을 예정이다. 옥상에서 보는 전경도 꽤 좋을 때가 있는데 약간 아쉬운 마음도 있다. 뒷마당에 있는 바위다. 저 위쪽 바위까지 모두 하나로 연결된 바윈데 그동안 낙엽에 가려서 안 보였다. 20년 정도 뒤안쪽 관리를 안 하다 보니 낙엽과 잡초에 모든 것이 가려있었다. 예전에는 저 바위 아래쪽에 샘이 있었다. 우리 집의 식수원이었던 샘은 집을 새로 지으면서 메꿔졌다. 그러고도 계속 물이.. 2023. 4. 5. 이전 1 ··· 12 13 14 15 16 17 18 ··· 6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