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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가는 이야기499

장례문화 지난주 전 직장동료의 장모상이 있어서 창원을 다녀왔다. 어떤 이는 팔십 후반에 돌아가셨으니 호상이라고 하지만 세상 모든 죽음은 다 마음 아프다. 물론 고통으로 인해 죽음보다도 못한 삶을 살아가는 이들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그 죽음이 좋은 것은 아니다. 코로나로 인해 장례문화도 많이 변했다. 조문객이 별로 없었다. 물론 금요일이라는 특수성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너무 없었다. 자식이 8남매라 조문객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VIP실을 잡았는데 자리가 텅 비어있었다. 코로나로 인해 2년 동안 대면활동이 없어지면서 정상으로 돌아온 지금도 직접 찾기보다는 그냥 조의금만 계좌이체를 하고 만다. 물론 나도 그동안 그렇게 해온 경조사가 많다. 어쩌면 이게 편할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또 문화가 바뀌는 것이다. 사실 창원에.. 2023. 6. 28.
새도 더위를 먹을까? 저녁 먹고 커피 한 잔 타서 마당에 나갔더니 뜰방에 새 한 마리가 앉아있다. 움직이지를 않아서 손으로 살짝 잡았더니 그대로 있다. 밥알 조금하고 물을 화분 받침대에 넣어주고 현관에 두고 문을 닫아놨다가 30분쯤 지난 뒤 문을 열었다. 다시 잡으려고 했더니 후다닥 날아가버렸다. 날씨가 더워서 더위를 먹은 것인가? 내년 봄에는 박씨 하나 물고 오려나? 그나저나 달 아래 저렇게 밝은 별이 있었나? 2023. 6. 22.
결혼 오늘 고등학교 친구 딸 혼사가 있어 여수를 다녀왔다. 길이 좋아지다 보니 경남에서 전북을 거쳐 전남을 가는데도 2시간이면 충분하다. 언제나 그렇듯 친구들의 혼사는 부럽다. 아직 한 녀석도 혼사를 못 치른 입장에서 보면 부럽기만 하다. 결혼식 다니면서 처음 본 그림이다. 이제껏 아주 많은 결혼식을 다녔지만 여자가 진행을 하는 결혼식은 처음 본다. 왜 남자가 진행하는 결혼식을 당연하다 생각했을까? 왜 여자가 진행하는 결혼식은 한 번도 없었을까? 신랑신부 입장 전에 사물놀이패의 공연도 있었다. 요즘 대부분 주례 없는 결혼식을 하다 보니 볼거리가 많아진 것은 맞지만 그래도 사물놀이는 처음 본다. 꽤 괜찮았다. 우리 문화여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처음 보는 풍경인데도 전혀 어색하지도 않았고, 결혼식과도 잘 어울렸다. .. 2023. 6. 18.
피하는 녀석과 기다리는 녀석 식물들을 키우다 보면 재밌는 것들이 있다. 인터넷에 보니 접시 붓꽃이라고 되어 있는데 맞는지 모르겠다. 이 녀석들은 아침에는 꽃이 활짝 피어있다. 그러다 한 낮에 해가 뜨면 꽃이 모두 숨어버린다. 이 녀석은 김여사가 사 준 꽃인데 이름을 모르겠다. 얘는 반대로 아침에는 꽃잎을 오므려서 기다리다가 해가 뜨면 활짝 벌어진다. 때에 따라서 고개를 숙이기도 하고 자기 얼굴을 자신있게 나타내기도 한다. 사람이나 꽃이나 고개 숙일 때를 알아야 한다. 그나저나 아랫집 렌지 환기통에 둥지를 튼 저 딱새 부부는 언제쯤 부화를 해 나갈지 걱정이다. 아직까지는 집 주인이 다른 곳에 살고 있어서 가스렌지 사용을 안 해서 괜찮지만 언제 돌아와서 불을 켤지 모른다. 2023. 6. 16.
욕심 인터넷에서 닉네임이 필요한 곳에 내 닉네임은 대부분 '머구리'다. 인터넷 초창기인 97년도에 내 취미가 스킨스쿠버였다. 좀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그 당시 닉네임을 머구리라고 만들었는데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머구리는 공기호스를 연결해서 수중에서 해산물을 채취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97년도에 내가 있던 그룹에서는 칠사제(7.4제)를 시행했다. 해가 긴 여름철에는 7시에 출근해서 4시에 퇴근하는 것을 말한다. 이것이 좋은 게 다른 회사랑 출퇴근 시간이 중복되지 않으니 차도 안 막히고 오후에는 시간도 많다. 그룹에서는 오후에 자기 계발하라고 이 제도를 시행했지만 사실 술 먹는 시간이 빨라질 뿐이었다. 난 이 시간이 아까워서 스킨스쿠버를 배웠다. 그 당시 스쿠버 장비를 사려면 겨울잠수복을 빼더라도 200만.. 2023. 6. 14.
산골살이 사과밭 가는 길 길가에 산딸기가 널렸다. 올해는 산딸기를 정말 많이 먹었다. 아들내미가 아홉 박스를 사 왔고 김여사가 다섯 박스를 추가로 사 오는 바람에 산딸기를 원 없이 먹었다. 그래도 길가에 야생으로 자란 산딸기는 또 다른 맛이다. 밤꽃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벌통도 밤꿀을 받기 위해 때죽꿀을 비웠다. 아카시아 꿀을 제일 먼저 받고 그다음에 때죽꿀을 받는다. 그리고 밤꿀을 받고 나면 꽃들이 줄어든다. 마지막으로 온갖 잡꿀들을 받기는 하지만 양이 많지는 않다. 동생도 한 말정도 받아 놓고는 형수 갖다 주란다. 장비일을 하루 쉬는 동생은 사과밭 약을 친다고 바쁘다. 요즘은 기계 없으면 농사 못 짓는다. 저 기계가 트레일러 포함해서 3800만 원정도 한단다. 뒤에서 보면 장관이다. 부채꼴로 분사하는 모습이.. 2023. 6. 13.
전자 해충 퇴치기 시골 살이의 큰 애로중 하나가 밤벌레다. 밤에 불빛을 보고 달라붙는 해충들 때문에 저녁에 바깥에서 밤바람을 좀 쐬고 싶어도 어렵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파는 전자 해충 퇴치기를 샀다. 효과가 꽤 좋다. 볼륨을 올려놓고 들으면 콩 볶는 소리가 들릴 것이다. 하루살이 같은 밤 해충들이 수백마리가 달려든다. 예전에 한참 유행했던 테니스 라켓처럼 생긴 전자파리채와 같은 원리다. 다만 건전지 대신 전기를 사용하고 사람이 잡는 것이 아니라 불빛을 보고 들어온 해충들을 고전압으로 감전사시키는 방법이다. 다른 조명등을 다 꺼야 효과가 좋다. 그리고 해충들 죽는 소음이 꽤 크다. 바깥 평상에서 놀 때는 밖에 설치하고 잘 때는 거실에 설치해 두니 여름밤이 편안하다. 2023. 6. 10.
양심 지안재에서 오도재 올라가는 길에 우리 마을 진입로가 있고 거기 큰길에서 30m쯤에 원두막이 있다. 동생이 아무나 쉬었다 가라고 바닥에 평상을 깔고 지붕도 새로 고쳐서 예쁘게 해 놓았다. 안쪽에는 작은 과수원이다. 복숭아를 종류별로 심어놓고 체리나무도 4 나무 정도 심었다. 작년까지는 체리가 열지 않았는데 올해는 처음으로 많이 열었다. 사진에 다 담기진 않았지만 현 소비자 가로 한다면 백만 원어치는 넘지 싶다. 물론 팔것 아니고 동네 사람들과 남매들 나눠 먹을 것이다 원두막이 큰길에서도 잘 보이고 옆에 도로가 넓어서 주차하기도 좋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이 제법 많이 끓는다. 특히 휴일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그런데 자꾸 뒷일을 만든다. 과일에 손을 대는 사람들이 생기더니 어떤 사람들은 쓰레기를 버리.. 2023. 6.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