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가는 이야기499 김여사 생일 화장실 달력에 장난스럽게 표시된 김여사 생일. 오늘이다. 미순 탄신일! 아들내미 짓인지 둘째 솜씬지 모르겠다. 60대의 첫 생일이다. 우리나라 나이 계산법 바꼈다고, 아직 50대라고 항변하지만 흐르는 세월 이길 수 있나 뭐. 내 본분은 꽃 바구니와 현금 준비. 그리고 축하 카드! 아~~ 이것도 이제 힘들다. 20년 동안 만들어 왔더니 이제 글도 잘 안 나온다. 겨우겨우 구색이나 맞춰 만들었다. 코팅할 곳이 없으니 아들내미한테 부탁했다. 넘살시럽거로. 그래도 김여사가 좋아해 주니 다행이다. 다섯 식구 생일이 다 몰려있어서 지갑이 바쁘다. 10 월에 김 여사, 큰 딸, 11월에 둘째 딸, 12월엔 나와 아들. 아들내미는 공진단을 준비했다. 몸 약한 엄마를 위한 보약이니 효자 아들.. 2023. 11. 7. 신기한 경험 여긴 병원이다. 아들내미 종합검진인데 수면 내시경이 있어서 보호자로 따라왔다. 검사는 다 끝났고 아들내미는 내시경 결과 들으러 가고 난 대기중이다. 조금 전 뒤에서 어떤 분이 자꾸 시끄럽다. 전동 휠체어를 탄 아주머니께서 뭐라 말을 하는데 무슨 말인지 하나도 알아 들을 수가 없다. 뭔가 부탁을 하는 것 같은데 말을 못 알아 들으니 도와 드릴 수가 없어 갑갑하기만 했다. 중증장애인이라 말을 전혀 못 알아 듣겠다. 앞에 보니 젊은 부부가 보인다. 사진에 보이는 분들이다. 젊은 사람들은 나보다 나을 것 같아서 찾아가서 부탁을 드렸다. 하! 이런 신기한 일이 있나? 젊은 새댁이 말을 다 알아 듣는다. 정수기 물 좀 받아 주라는 얘기였다. 새댁은 아주머니의 배낭에서 물통 두 개를 꺼내더니 정.. 2023. 11. 7. 결혼식 가을이 되니 여기저기 청첩장이 많이 온다. 요즘은 웬만하면 축의금만 보내고 만다. 내 시간과 기름값도 있긴 하지만 식사비가 비싸서 축의금 조금 내고 비싼 밥 먹고 오면 괜히 혼주에게 미안하기도 하다. 그래도 꼭 가야하는 결혼식은 있다. 오늘은 큰 여동생이 며느리를 보는 날이다. 나보다 1년 늦게 결혼한 동생은 벌써 외손주를 봤고, 둘째 외손주가 곧 태어난다. 이번에 아들까지 결혼을 시키고 나면 자식 결혼은 모두 마친다. 이럴때 난 서글퍼진다. 아들 딸 셋이나 있고 서른다섯 서른둘 두 딸에 서른 살 먹은 아들까지 있지만 한 녀석도 결혼을 못했다. 나도 딸 둘을 키울 때는 나중에 좌청룡 우백호로 두 사위 앉혀놓고 양손으로 양주 먹을줄 알았다. 그런데 두 녀석이 아빠의 마음을 못읽고 결혼 생각이 없다... 2023. 11. 7. 시골 사람들의 욕심 몇년 전 남해 창선으로 귀촌을 한 초등학교 동기가 있었다. 연고가 없는 동네다 보니 몇백만 원의 분담금도 냈고, 마을 행사에도 빠짐없이 참석을 했단다. 사실 연고 없는 곳으로 간 이유는 사람에게 부대끼지 않고 조용히 살고 싶어서였다. 그래도 마을의 일원이니 마을 행사에 싫어도 내색 못하고 빠짐 없이 참석을 했더란다. 그렇게 몇 년을 살고있던 어느 날 마을에 공돈이 생겼단다. 마을 어촌계에 들어온 돈인데 액수가 꽤 많았던 모양이다. 그런데 이 돈을 갈라 먹으면서 기존의 어촌계 가입자들끼리 나눠 먹었단다. 그것도 살째기. 그러나 유사이래로 비밀이 지켜진 적이 별로 없듯이 이 친구도 결국 알게 되었고 이후로 일체의 마을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마을 사람들은 아무 소리도 못하더란다. 그 몇년 후 이.. 2023. 11. 7. 오랜만의 창원 방문 오랜만에 창원집에 왔다. 모레 토요일에 여동생이 며느리를 보기에 울산을 가야하기 때문이다. 창원에 떠난지가 두 달정도 된 것 같다. 오전에 통증의학과에 들려 견갑골 치료를 했다. 목 디스크인 것 같아서 별 효과가 없을 것 같긴 한데 통증이 너무심하다. 의사는 잠을 잘 못자서 그렇다고 주사를 열 곳정도 준다. 역시나 아직까지 많이 불편하다. 여기가 워낙 아프니 허리 아픈것을 못 느끼겠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 어제가 아들내미 월급날이란다. 반차 내고 나와서는 선 걸음으로 대하 먹으러 가잔다. 원래는 집 근처에 삼계탕 잘 하는집 있다고 그곳에 가려했는데 내가 새우가 갑자기 먹고 싶어졌다. 김여사가 전에 가본 고성으로 가잔다. 요즘은 남해에도 새우 양식을 많이 하는 모양이다. 고성에 있는 청정수산.. 2023. 11. 7. 세월을 거꾸로 가는 것들 천왕봉과 대관령에는 이미 첫눈이 내렸다. 한낮에 잠깐은 따뜻한 햇살이지만 아침 저녁으론 보일러를 켜야한다. 열이 많은 몸이라 웬만하면 찬물로 샤워를 하지만 온수를 사용한지도 며칠 지났다. 그런데도 거꾸로 세월을 맞는 녀석들은 이제서야 꽃을 피운다. 민들레 민들레는 봄꽃인 것 같은데 사과밭 가는 길가에 예쁘게 피었다. 애기똥풀 얘는 왜 이름이 애기똥풀일까? 색깔 때문인가? 독초라 소도 안 먹는 풀이고 꽃도 봄 여름에 주로 피는데 집 앞 담벼락에 새 꽃을 피웠다. 얘는 천염 염색제로 사용한다. 수박꽃 지난 여름 누군가 먹고 뱉은 수박씨가 모래더미에 박혀서 꽃을 피웠다. 차라리 내년에 피었으면 열매를 달겠지만 곧 얼어 죽을 것이다. 제비꽃 제비꽃도 봄 꽃인데 운동 가는 도로변 양지녘에.. 2023. 11. 7. 한방 허리 치료 한 달 한약이 다 되어가는 것을 보니 한방치료를 한지 한 달이 다 되어가는 모양이다. 신경외과와 한의원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나의 정확한 병명은 척추관협착증인 것 같다. 졸지에 척추관협착증에 대해서 공부를 하게 됐다. 척추관협착증은 나이가 들면서 신경이 지나가는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생기는 질병이다. 척추관협착증은 50대 이상에서 85% 정도의 척추관이 막혀 있는데 정작 통증을 느끼는 사람은 17.5% 밖에 안 된단다. 즉 60대 남성 100 명중 85명의 척추관은 막혀있고, 이 중 통증을 느끼는 사람은 13명 정도뿐이고 나머지 72명은 아무 지장 없이 생활한다는 것이다.. 불행히도 난 13명에 속하는 것이고. 이 말은 척추관이 막힌 것이 통증의 원인이 아니라 다른 원인이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서울 의대 재할 .. 2023. 10. 23. 송이주 어제 6촌 동생이 아내 갖다 주라고 송이를 몇 송이 준다. 사진으로는 표가 잘 안나겠지만 다 큰놈들이다. 그 중 세개를 골라서 송이주를 담았다. 송이주는 제대로 담으면 향도 좋고 맛도 좋다. 예전에 당숙께서 한 번 담이 준 적이 있는데 정말 맛이 좋았다. 그때는 스쿠버를 할 때여서 거제도 다이빙 갔다가 돌문어와 전복을 좀 잡았었는데 좋은 안주와 함께 마시니 송이주 맛이 더 좋았다. 지금 저 병 정도 크기였는데 셋이서 한 병을 다 마시고 또 소주 댓병을 사다가는 부어서 마시고 마지막 송이까지 썰어 먹었다. 부디 그때 처럼 맛있는 송이주가 되길. 송이주를 담을 때는 송이에 물이 묻으면 안된다. 물이 묻으면 향이 영 고약해진다. 마른 솔로 흙만 깨끗이 털어서 송이가 마른 상태로 담아야 .. 2023. 10. 22. 이전 1 2 3 4 5 6 ··· 6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