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가는 이야기499 가을 단상 오늘 아침 산골의 기온은 8도 까지 내려갔다. 내일은 더 내려간단다. 열매를 빼앗긴 대추나무는 시름에 잠겼다. 누군가 뱉은 수박씨는 가리늦게사 꽃을 피웠다. 꽃은 지고 열매만 남은 봉숭아. 이 수국은 결국 꽃을 피우지 못했다. 지붕과 체리나무 사이에 그물을 친 거미는 한가로이 낚시 중이다. 호두 열매는 땅바닥을 구르는데 줏어 가는 이가 없다. 상갑이네 돌배도 열매가 무겁다. 들국화 한 포기가 꽃을 피우려 한다. 제철 만난 구절초는 길가를 가득 메웠다. 개쑷골 다리 아래 핸드볼 공만하던 말벌집은 농구공보다 더 커졌다. 지안재 삼거리 모과는 잎이 지고 열매만 대롱대롱. 아주까리 바람에 날려 들깨 위에 눕다. 빈집은 가을에 더 을씨년스럽다. 봄에 피어야 할 이.. 2023. 10. 11. 미원은 화학 조미료일까? 난 촌놈이라 미원을 좋아한다. 음식에 미원이 빠지면 제 맛이 안난다. 그런데 음식에 미원을 넣어면 무식한 사람 취급을 받기 쉽다. 요즘은 동남아에서도 미원을 많이 사용한다. 또 비료용으로도 사용한다. 고추농사에는 미원 사용법까지 나온다. 미원은 화학조미료일까.? 아니다. 인공 감미료는 맞지만 화학 조미료는 아니다. 인터넷에서 찾은 미원 관련 자료다. '미원의 주 재료인 글루탐산은 사탕수수에서 채취한다. 까다롭기로 소문난 미국 식품 안전청에서도 천연재료에서 추출한 MSG는 인체어 무해하다고 발표했다. 세계보건기구에서도 안전한 음식 첨가물로 인정했으며 우리나라 식약청에서 평생 먹어도 안전한 음식 첨가물로 지정했다. 한발 더 나가서 글루탐산은 필수영양소인 아미노산의 일부분이기 때문에 오히려 건강.. 2023. 10. 11. 고들빼기 우리 마을엔 고들빼기 지천으로 깔려있다 어떤 것은 너무 커서 배추가 되려한다. 밭둑, 길가, 담벼락, 공터, 하다 못해 산소 주변에도 많이 깔려있다. 담벼락이 고들 빼기로 덮이기도 한다. 예전에는 더러 캐다 먹는 사람이 있었는데 이젠 캐는 사람도 없어졌다. 어머니들이 살아계실 적에 없어서 밭에서 키우기도 했다. 어른들이 한 사람 두 사람 세상 떠나고 찾는 사람은 없어졌지만 고들빼기는 열심히 번식해서 마을을 채운다. 길가에 핀 고들빼기를 보면 어머니가 생각난다. 자신의 인생 만큼이나 쓴 고들빼기를 장독에 며칠 쓴 맛을 뺀 뒤 맛있게 무쳐서 가족들이 먹었다. 지난번엔 김여사가 함지 가득 뜯어서 어머니께 배운대로 며칠을 물어 담궈서 쓴 맛을 빼더니 고들빼기 김치를 담아줘서 잘 먹었다. 내.. 2023. 10. 11. 추석엔 송이지? 10 년 넘게 매년 이맘때쯤이면 송이를 먹었다. 송이를 잘 찾는 동생 친구 덕이다. 올 해는 송이를 못 먹는줄 알았다. 워낙 비싸기도 했지만 많이 안 났기 때문이다. 블로그 이웃님이 올리는 산지 공판장의 경매가는 올해 제일 비쌀 때 양양 공판장의 경우1kg에 150 만원이 넘었고 대부분 100 만원은 넘었다. 능이도 15만원로 비쌌다. 그러다 추석이 지나고 나니 갑자기 40 만 원대로 뚝 떨어졌다. 이것도 중간 상인들의 사재기로 인한 농간 아닐까 의심이 든다. 드디어 어제 송이를 먹었다. 그렇게 좋은 일등품은 아니지만 많이 피지도 않은 야무진 놈들이다. 매년 갖다주는 동생 친구가 새벽 같이 나가서 찾아 온 것이다. 역시 송이는 소고기와 먹어야 제맛이다. 이번 추석은 코로나 걸린 아내가 못 오는.. 2023. 10. 11. 흐르는 물에는 이끼가 끼지 않을까? 운동길에 바라본 냇물의 색깔이 이상하다. 맑지 못하고 녹색처럼 보인다. 가까이 다가가 본다. 물속이 초록으로 변했다. 이끼가 잔뜩 끼었다. 다른 곳을 봐도 마찬가지다. 물이 고인 곳도 아니다. 유속이 꽤 빠른 곳이고 올해는 가을 장마까지 있어서 물도 많다. 흐르는 물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는데. 물가에서 많이 자라는 풀 종류의 이끼도 아니다. 파래처럼 생긴 이끼다. 이런 이끼는 보통 고인물에 많이 생긴다. 상류에 오염원도 없다. 이런식의 이끼는 처음 본다. 세상이 바뀌니 이끼도 진화를 하는 것인가? 변하지 않아야 할 것들이 변하면 불안하다. 자연의 변화는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어쩌면 사방공사로 냇가를 넓힌 게 이유일 수도 있겠다. 손대지 말아야 할 것은 그냥둬서 변하지 않아야 할 것.. 2023. 10. 11. 썰렁한 추석 어제 밤 하늘엔 추석달이 환하게 떴다. 참 공평한 게 부자라고 더 큰 달을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힘없는 달동네 사람이라고 빛 떨어진 달을 보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산동네 달동네 사람들이 더 맑은 추석달을 볼 수 있다. 하늘의 배려일까. 올 추석은 좀 썰렁한 추석이다. 김여사가 코로나가 걸려 못 온단다. 애들도 김여사도 나보고 내려 오라는데 불안해서 그만 뒀다. 혹시 코로나 묻혀 왔다가 노인네 많은 시골 동네에 흘리면 뒷 감당이 무섭다. 그냥 술과 과일만 들고 산소 찾으려 했는데 제수씨가 차례상을 간단하게나마 준비를 하는 모양이다. 차례야 이미 산소에서 지낸지 몇 년 됐다. 동생이 창원까지 왔다 갔다 하는 것도 번거롭고 김여사 건강도 안 좋을 때고 해서 그렇게 정했다. 대신 제사는 여동생들.. 2023. 10. 11. 허리 통증 치료 일주일 허리 통증으로 고생한지 서너 달이 지났다. 이 병원 저 병원 다녀보다가 별 효과를 못 봐서 한의원에서 치료를 받아보기로 했다. 일단 한 달간 치료를 받으면서 결과를 볼 것이고 혹시 요통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변화가 있을 때마다 글을 올릴 생각이다. 사실 나는 한의원에 대한 신뢰가 그렇게 높지 않다. 한의학 전체가 아니라 침이나 뜸 등 치료에 대한 믿음이 없다. 단순하게 근육을 풀어주는 정도로만 생각했다. 그래서 한의원 치료는 주로 한약을 가지고 치료하는 한의원을 선호한다. 한약을 이용한 치료 효과는 이미 동생의 경우를 봤고 나 또한 효과를 본적이 있다. 동생의 경우는 실제로 종합병원에서 포기할 정도로 신장염이 심했는데 부산에 원회춘 한의원에서 2년간 한약을 먹고 .. 2023. 10. 11. 백일홍은 100 일 동안 붉을까? 백일홍은 100 일 동안 붉게 핀다고 해서 백일홍이라고 이름을 붙였단다. 정말 100일이 가는지 궁금했다. 지금 길가에 백일홍은 대부분 꽃이졌다. 꽃이 한두개 달린 것도 있지만 대부분 지고 잎만 남았다. 이 사진은 금년 7월 22일 사진이다. 이때부터 피기 시작했다. 일주일 전부터 꽃망울이 생겼다고 보고 대략 7월 15일쯤부터 핀다고 보면 약 70 일쯤 붉은 것 같다. 그렇다고 칠십일홍이라고 부르기는 이상할 것 같고 그냥 백일홍이다. 어쩌면 산골보다 따뜻한 곳에서는 백일 넘게 붉을 수도 있다. 백일홍이 며칠을 붉은지 세어보는 할짓 없는 사람이 나말고는 없겠지? 시간이 많으니 별짓을 다해본다. 백일홍의 잎도 며칠이 지나면 다 떨어질 것이다. 그러면 백일홍도 나도 한살을 더 먹는다. 이룬 .. 2023. 9. 26. 이전 1 2 3 4 5 6 7 8 ··· 6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