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가는 이야기499 나도 꽃이다 나도 꽃이다. 니들이 잡초라고 부르며 베고 밟고 사약으로 죽이려 하는 나 또한 하나의 꽃이다 피임도 낙태도 자살도 모르고 남을 죽일지도 모르지만 니들이 못 없애서 애태우는 나 또한 하나의 꽃이다. 이런놈 저런년 가리지 않고 벌이든 나비든 개미든 모두를 친구삼아 오늘을 기다린 나 또한 하나의 꽃이다 니들 중 누군가의 연필로 얘기한 자세히 보아야 예쁜 흙탕물과 갈라진 땅에서 힘들게 피워낸 나는 꽃이다. 오늘 아침 운동길에 만난 길가에 핀 꽃들을 보았다. 작은 물이 고여있는 습지와 황무지 맨땅에 꽃들이 예뻤다. 매번 지나다니면서도 못 본 꽃들이다. 어느 시인의 말처럼 자세히 보아야 예쁜것 같다. 이름을 아는 꽃들도 있지만 모르는 꽃들이 더 많다. 2023. 9. 24. 가을이다. 산골의 계절은 갑자기 바뀐다. 오늘 아침 이곳의 온도는 13도다. 지역 온도가 표시되는 면사무소와 대략 2도 정도의 차이가 있으니 이곳의 실제 온도는 11도 정도 되지 싶다. 9월인에 어제저녁부터 보일러를 돌리기 시작했다. 물론 한두 시간 정도지 저녁내내 돌리는 것은 아니다. 허리 찜질도 겸해서 전기장판도 깔았다. 두꺼운 이불을 덮으면 되긴 하는데 갑갑해서 보일러를 조금씩 튼다. 어제 한의원 치료가 끝나고 상림을 갔었다. 이웃 블로그의 글을 보고 갔는데 가까운 데 있으면서도 가 본지가 오래됐다. 온통 꽃 천지다. 주말이라 관광객들이 많은지 제1주차장은 만차고 뒤쪽에 있는 주차장에 주차를 했다. 사람이 디지기 많았다. 뒤쪽에 조금 보이는 일반 연꽃은 이미 다 졌다. 이건 무슨 연꽃인지 모르겠는데.. 2023. 9. 24. 한의원과 양의원 서너 달 전부터 시작된 허리 통증이 낫지를 않는다. 이번에는 한방병원에서 치료를 해 보기로 했다. 한의원과 양의원(신경외과)의 치료 과정이 약간 다르다. *추정 원인 서너 달 전쯤 동네 형님이 배수로 작업을 도와달라고 했다. 형님의 허리가 시원찮아서 내가 힘쓰는 일을 해야 했는데 힘쓰는 일이란 삽질과 외발 손수레를 이용한 이동이었다. 주요 작업은 외발수레에 시멘트 및 모레를 싣고 가서 물과 함께 섞으면 형님이 미장을 하는 식이었다. 거의 하루 종일 걸렸고 그때까지 난 이런 노동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리고 며칠 뒤 허리에 통증이 오기 시작했지만 단순 근육통일 것이라 생각하고 무시하고 있었다. 2주일 후쯤 다시 집 위에 배수로 작업이 있었고 똑같은 작업을 하게 됐다. 그리고 일주일 후쯤 마을 회관 근처에 .. 2023. 9. 23. 집안 벌초 폭우가 쏟아붇던 어제 집안 벌초를 했다. 아침에 시작할 때만 해도 날씨는 좋았다. 해도 떠지 않았고, 바람도 서늘해서 벌초하기 좋은 날이었다. 12시쯤에서 부터 비가 오기 시작하더니 조금 지나서는 폭우가 쏟아졌다. 다행히 다른 곳에 할때는 비가 안 왔고 선산쪽 벌초시에만 비가 와서 조금은 나았다. 동생들이 고생을 많이했다. 난 갈퀴질만 했지만 비가 올 때에는 갈퀴질도 힘들다. 코로나로 인해 3년간 집안 전체 모임을 안 하고 일 할만한 사람 몇 명만 모여서 하다보니 익숙해진 것인지 올해는 전부가 모여서 하자고 했는데도 참석인원이 적었다. 오지 않은 사람 욕하지 말자고 했지만 나도 사람인지라 '못 오면 자기 부모 벌초라도 먼저 좀 하지'라는 서운함이 들기도 한다. 매번 하는 사람만 보이다 보니 어느 .. 2023. 9. 17. 홍로 끝 어제 약간의 비가 오는 가운데 홍로 수확을 마무리 했다. 나무에 사과가 매달려 있는 한은 매일이 걱정이다. 비가 오면 익지 않을까 걱정 햇빛이 너무 강하면 열상입을까 걱정. 이래저래 걱정을 달고 산다. 열매 사라진 사과밭은 허전하다. 사과가 돈으로 바뀌겠지만 텅빈 사과 나무는 쓸쓸함도 보인다. 이번주 일요일까지 비가 예보되어 있으서 색깔이 많이 안 난 열매들만 놔두고 모두 따냈다. 비가 오면 제일 문제가 탄저병이다. 탄저병 들린 열매에 묻었던 빗방울이 떨어지면 다른 열매에도 순식간에 전염된다. 홍로가 특히 탄저병에 취약하다. 디행히 올해 사과값이 좋다. 동생이 사과농사 시작한 이래로 최고가란다. 생산자 입장에서야 좋겠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최악이다. 10kg 1박스에 좋은 것은 15만원이다. 한알.. 2023. 9. 17. 하늘도 정신을 잃은 건지.. 또 비가 온다. 예보상으로는 이번 주 일요일까지 비가 오는 것으로 돼있다. 가을 장마는 지난 번에 폭우를 쏟아 붓고 갔는데 또 가을 장마란다. 가을 장마가 두번 오는 것은 처음본다. 금년에는 유독 비가 많다. 여름 장마에도 엄청난 폭우를 쏟아 붓고 갔는데 해가 쨍쨍해야 할 가을조차도 빗물로 젖었다. 결국 어제 홍로를 땄다. 빛깔이 영 덜난 몇 개는끼치밥으로 남겨두고 상품 될만한 것은 모두 땄다. 비가 계속 오는바람에 아랫쪽은 밭은 못 땄다. 비를 맞고 딸 수도 있겠지만 홍로는 저장이 잘 안되기 때문에 판매할 정도의 양만 딴다. 당일 따서 당일에 공판장 실고 간다. 이번에는 굉주 공판장으로 갔다. 작년에는 안동으로 가져갔는데 안동에는 대기가 많다. 광주에는 선별을 한 후 포장을 해서 가져가야 하고 .. 2023. 9. 17. 월급 봉투 며칠 전 창원에 갔을 때 아내가 꺼내준 것이다. 아내는 결혼 후 받은 월급 봉투를 전부 버리지 않았다. 고마워서란다. 결혼 후 우리 둘이서 약속한 것이 있다. '남편이 벌어 온 돈에 대해서 많고 적음을 탓하지 말자. 그리고 아내가 쓰는 돈에 대해서도 따지지 말자.' 다행히 아직까지 이것은 잘 지켜져서 별 다툼 없이 잘 산다. 외벌이에 세남매 키우면서 하는 살림이 녹녹치 않았을 것이다. 정년퇴직을 한 지금 지난 월급봉투를 보니 감회가 새롭다. 맨 처음 직장생활은 진주에 있는 고려식품이라는 곳이었다. 식품회사여서 냉장 냉동창고가 있었는데 냉동기사로 일했다. 실습 나가서 처음 받은 월급이 6만원이었다. 실습기간이 끝나고 받은 월급은 24만원으로 기업한다. 그 당시 5급 공무원(요즘 9급) 한달 월급이 10.. 2023. 9. 17. 홍로 수확 지난 토요일과 일요일 동생들이 모두 온김에 홍로를 땄다. 웬만하면 전부 딸 계획이었으나 아직 색깔이 덜 났다는 동생의 생각에 주문 받은 것과 택배 보낼 만큼만 땄다. 다행히 금년에는 사과값이 좋다. 최상품 기준이긴 하지만 공판장 가격으로 10kg 한 박스에 15만 원까지 한단다. 금년에 우박 및 냉해로 인해 사과 농가의 피해가 컸다. 사과는 주식이 아니기 때문에 비싸면 안 사먹다보니 시간이 지나면 내린다. 멀리서 보면 색깔이 다 난것 같은데 햇빛을 많이 받지 못하는 곳은 아직 푸른 색이 남았다. 색깔이 났던 안 났던 맛은 똑같다. 단지 보기에 더 예쁠 뿐이다. 같은 밭에서 같이 나는 사과인데도 부사는 아직 푸르다. 왼쪽이 부사고 오른쪽이 홍로다. 햇빛을 많이 본 부사는 조금 색이 들었다. .. 2023. 9. 17. 이전 1 ··· 3 4 5 6 7 8 9 ··· 6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