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살아 가는 이야기499

大學 중학교 시절 한 학년이 660명이었던 꽤 큰 중학교에서 제법 공부를 했던 내가 공고를 지원했을 때 담임 선생님은 나를 한참을 설득해야 했다. '너 공고 가면 기름 뽀재기 밖에 안 된다. 차라리 집안 형편이 어려우면 인문계를 가서 사관학교를 가라" 내 사정을 세세히 모르는 담임 선생님은 몇 번을 설득했지만 가난은 사람을 빨리 포기하게 만드는지 아니면 빨리 철들게 만드는지 일찌감치 대학을 포기한 나는 내 생각대로 공고로 진학했다. 내 성적이 아까웠던 선생님은 인문계를 가서 사관학교를 가라고 조언했지만 사실 우리 집안에는 가난 말고도 선생님이 모르는 또 다른 문제가 있었다. 육이오 때 빨간 완장 차고 활동하신 덕분에 사상범으로 무기징역 사신 당숙이 계셔서 사관학교는 꿈도 꾸지 못했다. 연좌제가 살아있던 박정희.. 2021. 6. 21.
옛 추억 어제 함양군 홈페이지 어디에서 찾았다고 큰딸이 보내준 사진들인데 내 어렸을 적 추억들이 살아있었다. 금반초등학교 (1960~70년대) 내 모교다. 내가 68년부터 73년도까지 다녔고, 처음에는 기성회비라고 몇십원을 냈다가 나중엔 육성회비로 이름이 바뀌면서 몇백원의 수업료를 내고 다니던 시절이다. 목조 건물로 비가 많이 오면 천장에 물이 새서 교실 바닥에 양동이를 받쳐두면 빗물로 인한 천장과 양동이의 소리가 음악이 된다. 저 건물에 4학년 이상의 고학년들이 수업을 했고 가운데 현관 왼쪽이 교무실이었다. 사진 왼쪽 안보이는 곳에는 신식 콘크리트 건물이 있어서 3학년까지의 저학년들이 수업을 들었다. 우리 마을에서는 지금은 4km 지만 예전엔 꼬불꼬불 산길이서 대략 5~6km쯤 되는 먼길이었다. 길이 멀고 사람.. 2021. 6. 17.
아데니움 두어 달 전쯤 학교 앞 노점상에서 화초를 심어왔다. 이름도 모르고 그냥 생긴 모양이 예쁘서 세 포기를 심었는데 집에 햇볕이 많이 안 들어오다 보니 상태가 시원찮아서 두 포기를 회사 사무실로 옮겨 심었다. 회사에 옮겨 놓고 햇볕 잘 드는 곳에 두었더니 비실비실 하던 놈들이 새순을 피우는 것 같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이름이 '아데니움'이란다. 우리나라에서는 '사막의 장미' 또는 '석화'라고 부른다. 아프리카 원산지인 식물인데 봄과 여름 내내 꽃이 피어있어서 꽤 긴 시간동안 꽃을 볼 수 있는 식물이고 잘 키우면 사진과 같이 예쁜 꽃이 핀단다. 이 녀석도 부디 잘 커서 꽃이라도 한번 피웠으면 좋겠다. 아데니움 분류:협죽도과 원산지:동아프리카 남아프리카 잎의 무늬 : 기타 (무늬 없음 등) · 잎의 색 : 녹색,.. 2021. 6. 15.
유월의 산골 한 달 만에 찾은 고향집 사과밭 닭장에는 새 식구가 태어났다. 근래에 계속해서 암탉이 알을 품으려고 해서 계란을 넣어줬더니 병아리가 태어났다. 토종닭도 있는데 부화한 녀석은 모두 청계다. 총 열마리가 부화했는데 같이 있던 다른 닭들이 쪼아서 네 마리는 죽고 남은 여섯마리를 어미와 함께 새 닭장으로 옮겨줘서 식구들끼리 잘 살고 있다. 세상 모든 새끼들은 예쁘다. 마을 안 친구네 집 앵두도 잔뜩 익어서 단맛이 넘친다. 주막걸에 심은 체리나무에도 체리가 몇 개 열긴 했지만 말랑말랑 한게 곧 떨어질 것 같다. 김여사와 몇개를 따 먹어봤는데 맛은 참 좋다. 점심 먹으러 가면서 본 체리농장에 체리는 열매가 주렁주렁 달려있었는데 결국은 농약 탓이었다. 동생은 체리는 농약을 안 친다고 알고 있었지만 체리도 한달에 한번.. 2021. 6. 13.
차선으로 보는 주차위반 사는 곳이 빌라 밀집 지역이다 보니 불법 주차가 심각하다. 다행히 내가 사는 곳의 빌라는 주차장이 있어서 그나마 조금 낫다. 그동안 관심 있게 보지 않았던 차선별 주차 규정을 찾아봤다. 1. 흰색 실선은 주차 가능지역이다. 이곳에는 주차를 해도 주차위반으로 단속되지 않는다. 2. 황색점선은 정차만 가능지역이다. 황색점선 구간은 주차는 불가능하고 5분 이내의 정차만 가능하다. 주의할 것은 5분 이내의 정차라고 하더라도 주변에 운전자가 없다면 불법 주차로 간주한다. 3. 황색실선은 탄력적인 주차 가능 지역이다. 이런 곳의 경우 대부분 주차 가능 요일과 시간대가 정해져 있고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아래 사진의 주차가능 시간은 11:30~13:30까지 2시간만 이다. 4. 황색 이중 실선은 주차금지 구역이다. .. 2021. 6. 10.
주말 나들이 집 주변에 산행하기 좋은 곳이 제법 있다. 한 시간 코스부터 열 시간이 넘는 코스까지 집에서 나와서 차를 이용하지 않고도 맘에 맞는 코스를 잡아서 산행을 하기 좋다. 김여사가 아프기 전에는 둘이서도 자주 다니고 어느 때는 나 혼자서도 다니던 길인데 어느 시기부터 잘 안 가게 되더니 이 길을 가 본적이 일 년은 넘은 것 같다. 한때 이 길중 꽤 힘든 코스를 한달에 한두번씩 다닌적이 있다. 집에서 출발해서 정병산 정상에 올라서 물한모금 마시고 쭉 산 타고 가서 도청 뒤쪽 용추계곡 쪽으로 내려와서는 운동화로 갈아신고 큰길쪽으로 나와서 명서동을 거쳐서 집으로 뛰어오는 코스다. 처음에는 일곱 시간정도 걸리던 것이 나중에는 다섯 시간까지 줄어들긴 했지만 한여름에 하기에는 날시가 너무 더워서 많이 힘들었다. 원래는 .. 2021. 6. 5.
초등학교 동창 한 달 전쯤 초등학교 동기 단톡방에 어느 친구의 지원 요청 글이 올라왔다. KBS '아침마당'인가 하는 프로그램에 아마추어 가수들의 경연장이 있는 모양이다. 그곳에 제부의 담임목사 제자가 나오는데 여기에 투표를 해달라는 요청이었다. 제부의 조카도 아니고 목사의 제자라는 사람에게 지원좀 부탁한단다. 지원 덕분인지 그 친구는 2승을 했다는 소식과 함께 한번 더 부탁한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대다수의 출연자들이 가지고 있는 건강이 좋지 않다는 특별한(?) 사연과 함께 결국 그 친구는 3승을 한 모양이다. 그러더니 이틀 전쯤 또 다른 친구가 단체 카톡방에 똑 같은 지원 요청을 해 왔다. 이번에는 친구의 조카랜다. 내 조카도 아니고, 친구의 조카.... 하긴 위에 제부의 목사의 제자보다는 조금 더 가깝나? 역시 건.. 2021. 5. 27.
월평의 봄날 금요일 저녁 빠르게 퇴근을 해서 함양으로 향한다. 큰애네 집에서 저녁 겸해서 광어회 한 접시에 청주 한 병을 비웠다. 큰애도 요즘 많이 힘들어한다. 넷이서 하던 일을 두사람이 휴직을 내는 바람에 둘이서 한다고 매일 야근을 하고 있고, 토요일 일요일에도 출근을 하고 있다. 7월에 인사이동이 있을 때 까지는 어쩔 수 없이 이렇게 해야 한단다. 공무원들이 놀고 먹는줄 아는 사람이 많은데 놀고 먹는놈도 있겠지만 힘들게 일하는 이들도 많다. 2주만에 찾은 오도재 아래 고향마을은 빠른 세월만큼이나 푸르게 변해 있다. 사과밭 은 이제 완전한 초록잎들이 남은 열매를 열심히 키워 나가고 있다. 솎아내기가 끝난 사과나무의 선택받은 열매들은 제법 실하게 컸다. 이런저런 이유로 맺힌 열매의 90% 이상은 선택받지 못해서 제거.. 2021. 5.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