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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가는 이야기499

어버이날 십육칠년 전에 부모님이 일년 사이로 두분다 돌아가시고 행하지 못한 효로 인해 후회가 많았고 내가 하지 못한 효가 부끄러워 세명의 자식들에게도 한번도 효라는 이야기를 하지 못했다. 그래도 매년 어버이날은 돌아오고 세명의 아이들은 매번 부모를 찾는다. 나 또한 이제 어버이날엔 뭔가를 받는 나이가 되어버려서 스스로에게 많이 부끄럽고 이미 떠나버린 부모님께 죄스럽다. 토요일 어버이날이라고 안양에 멀리 떨어져 있는 둘째가 왔다. 둘째의 갑작스런 이벤트에 웬만해선 울지 않는 김여사가 눈물을 흘렸다. 암 진단을 받을때도 울지 않았고 웬만한 감동이나 이벤트에는 눈물이 나오지 않는 강골 김여사인데 둘째의 이벤트에는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둘째는 참 긴 사춘기를 겪었다. 초등학교 5학년부터 시작해서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도.. 2021. 5. 8.
봄 추위 육촌 동생이 보낸 대관령 감자밭 사진이다. 아무리 강원도라고 해도 5월에 눈 내리기가 흔한 일은 아닐 텐데 꽤 많은 눈이 내렸다. 지역에 따라 15cm까지 눈이 내렸다니 봄이란 게 성급하달까? 저 감자나 대파도 냉해로 피해를 비켜가지는 못하지 싶다. 4년 전쯤인가 사과밭에 폭설이 내려서 1500평 정도의 사과나무가 다 내려앉은 것도 4월 중순경이었다. 빨라진 여름에 대한 원망을 하는 인간들에게 자연의 참교육인지도 모를 일이다. 여름이 더워지고 빨라지는 것은 인간이 스스로 만든 것이라고.... 토요일에 처조카의 결혼식이 있어서 보령에 다녀왔다. 300km가 넘는 길로 꽤 먼길인 데다 중간에 고속도로가 아닌 국도를 어느 정도는 타야 하는 길이어서 어쩌면 서울 가는 길보다 더 시간이 걸린 것 같기도 하다. 보.. 2021. 5. 3.
21년도 종합건진 4월 10일에 창원삼성병원에 종합 건강검진을 하고 어제 결과를 보고 왔다. 이제껏 김여사가 대신 결과를 듣고 왔었고 그냥 우편으로 결과지만 받아도 되지만 금년에는 대장에 용종이 있다고 소화기 내과로 예약을 해줘서 직접 다녀왔다. 금년에는 소화기암 검사를 했는데 검사 시 대장에 용종이 있어서 조직검사를 했고 그 결과 '관상 선종'이라고 전화로 통보를 미리 받았다. 어제 의사와 면담을 해보니 관상 선종이란 용종은 그냥 두면 자라게 되고 암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높은 선종이어서 제거를 하는 게 좋겠단다. 근데 크기가 5mm밖에 안 되는데 검사 시 미리 절제를 안 했는지 모르겠다. 통상적으로 작은 용종들은 검사시 절제를 하고 큰 것들은 외래로 접수를 해서 제거를 하던데.... 지난번에는 김여사가 대장에 용종이 큰.. 2021. 4. 28.
고향의 봄 한 달에 한두 번은 고향을 가는데 이번엔 조금 늦어져서 한 달이 훌쩍 지나버렸다. 매번 가는 고향이지만 고향집은 푸근하다. 읍내에 큰딸이 새집을 사서 살고 있지만 읍내에 새집보다는 고향집 잠자리가 훨씬 편하고 몸도 개운하다. 아무래도 기氣라는게 있나 보다. 유난히 따뜻했던 올해여서인지 벌써 봄나물이 많이 피었다. 두릅은 벌써 두벌순이 나오고 있고 취나물과 고사리는 때가 맞는 것 같다. 지천으로 널린 취나물을 제법 한보따리 뜯었다. 예년보다 일주일 정도는 더 빠른 것 같다. 뒤안 담벼락 위 공간에 지난번에 심은 정구지와 쪽파도 잘 살고 있고 구석쪽에 몇 포기 옮겨 심은 달래도 잘 자라고 있다. 조금 더 번지길 바라는 마음에 손대지 않고 두었다. 이번엔 마을 길가에 있는 방아도 두 포기 캐다 심었다. 이 마.. 2021. 4. 18.
리얼 하이햇 설치 아침 출근길 도로 옆 벚꽃이 활짝 피어있더니 회사 안에 벚꽃도 다 피어간다. 지난 주말에 들린 고향마을 앞산에도 진달래가 한창이었다. 지리산 골짜기에도 진달래가 만개한 것을 보니 오는 것도 몰랐던 봄도 벌써 와 있나 보다. 예년보다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는 빠른 것 같다. 전자드럼을 치다가 리얼 드럼으로 옮겨서 칠 때 제일 적응이 어려운 것이 하이햇 연주였다. 전자드럼의 하이햇이 오픈과 크로스 구분도 잘 안될뿐더러 강약도 표현이 어려우니 전자드럼이 치기는 쉽지만 막상 리얼 드럼으로 연주를 하려고 하면 어렵다. 맑은 소리가 안 나고 철푸덕 거리는 소리가 나서 실망스럽게 된다. 해서 전에부터 하이햇만 리얼 하이햇으로 바꾸는 것을 생각해 봤는데 인터넷 카페에 물어보니 그렇게 해본 사람도 없을뿐더러 권하지도 않는.. 2021. 3. 21.
한녀석씩 떠나간다. 지난 토요일 둘째가 떠났다. 2년 동안의 영국 생활을 마치고 귀국한 후 어떻게 하려나 하고 걱정을 했는데 6개월간 죽어라고 컴퓨터와 씨름하더니 자격을 만들었나 보다. 처음에는 부산 학원 옆에 고시원을 얻어서 공부를 하더니 코로나로 인해 대면 수업이 없어지면서 집에서 비대면 수업을 하는데 매일이 새벽 까지였다. 어느 때는 내가 출근하는 6시까지 불을 켜놓고 있더니 이제 6개월 지났나 보다. 경기도에 있는 IT기업이란다. 영국 가기 전 두 달 동안 토익학원 다니더니 950점인가를 받아온 녀석이라. 무슨 일이든 집중력은 높다. 그 덕분에 이번 회사도 원어민이 직접 영어면접을 봐서 합격했단다. 영국에서 돌아와서도 용돈 한번 요구한 적이 없는 녀석이고 지구촌 어디에 내놔도 살아나갈 단단한 녀석이어서 큰 걱정은 없.. 2021. 3. 15.
접골초(광대 나물) 며칠 전 김여사가 앞집 가게에서 나물이라면서 오천 원어치를 사 온 풀이다. 밭가에 지천으로 널린 풀이라서 나물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고 내 기억으로는 소도 잘 먹지 않던 풀이다. 그런데 나물로 무쳐서 먹어보니 꽤 맛있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접골초 또는 광대나물이라고 하는 풀이다. 어제 운동가는 길에 보니 안골 밭가에는 수북하게 있었다. 그러고 보니 우리가 먹지 않아서 몰랐던 많은 풀들이 나물이라고 먹고 있더라. 어떤 풀은 약초로 사용도 한단다. 결국 소가 먹는 풀은 사람이 먹어도 된다는 얘기다. 그밖에도 못 먹는다고 생각했던 풀들 중 식용 가능한 것이 많다. 밭이나 산기슭에서 많이 본 풀이다. 소도 안 먹는 풀 같은데 사람이 먹을 수 있단다. 오래된 밭이나 나무 없는 야산 평지에 많이 나는 것으로 약간.. 2021. 3. 13.
작년 여름 이런저런 사정으로 장모님과 장인어른의 천도재를 모시고 제사를 없앴다. 동시에 장인어른의 산소도 장모님 옆으로 이장을 하자 했으나 한 사람의 반대로 이장은 못하고 제사만 없앤 결과가 나왔다. 김여사의 여린 마음에 그게 걸렸을까? 한 달쯤 전부터 계속 꿈에 장모님이 나온단다. 꿈에 나와서는 계속 배가 고프다고 한단다. 신기한 게 그때쯤 내 꿈에도 장모님이 한번 나오셨다. 꿈이란 게 일반적으로 기억의 테두리 안에서 나오는 것이니 내 결혼 전에 돌아가셔서 내가 뵌 적이 없는 장모님이 내 꿈에 나온다는 게 신기했다. 뒷날 김여사에게 꿈속의 기억을 이야기하니 얼굴 생김새와 머리 모양이 장모님과 비슷하단다. 꿈속에서 장모님을 내가 그냥 알아본 건지 장모님이 "내가 자네 장모네"라고 얘기했는지는 기억에 없다.. 2021. 3.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