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902 황당한 하루 아침 일곱시 아침 댓바람 이랄수도 있는 시간에 동네 형님께 전화가 왔다. "삼천포 회 먹으러 가자" "응, 이시간에?" 무슨 사연이 있겠지 싶어서 급하게 서둔다. "예 차 가져 나갈께요. 참시만 기다리세요" "차 필요없다. 차 있다" 급하게 세수를 하고 양치질하고 운동화 질질 끌고 나선다. 얼씨구~~ 마을 회관에 갔더니 다른 사람이 더 있다. 포터 더불 캡에 이미 손님이 가득이다. "뭐지?" 물어볼 새도 없이 출발이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냥 마음맞는 몇명이서 삼천포에 회 먹으로 가는줄 알았다. 면사무소 앞에서 차를 세운다. 얼씨구~사람이 많다. 적게 잡아도 스무명은 될 것 같다. 아직까지 분위기 파악이 안되는데 아는 얼굴도 없다. 결국 동네 선배님께 물어봤다. 오늘은 휴천면 산악회 야유회 가는 날인데 회.. 2023. 4. 9. 고사리 피다. 봄비가 지나간 산에는 생기가 더 많아졌다. 오전에 올라가 본 앞동산에는 벌써 고사리가 제법 올라왔다. 누구네집 손자의 손만큼이나 예쁜 모습으로 수줍게 고개 숙인 고사리 떼다. 위집에 후배는 벌써 세 번이나 꺽어서 삶았단다. 봄비는 모든 생명들의 성장을 촉진한다. 바위틈에 취나물도 제법 모양새를 갖춰서 한 줌을 따다가 무쳐 먹었다. 취나물은 역시 산에 나는 나물이 향이 진하다. 밭에 재배하는 나물은 크긴 하지만 향은 덜하다. 두릅은 아직 덜 피었다. 고사리와 같은 장소에 있는 두릅인데 아직 덜 피었다. 며칠만 지나면 적당하게 필 것 같다. 시장에는 제법 많이 나던데 재배한 것인 모양이다. 마을밖에 사는 사람이 많이 따서 팔았다길래 혹시나 눈먼 두릅이 있을까 해서 산에 올라갔더니 아직 덜 피었다. 그런데도 .. 2023. 4. 6. 비오는 날 아침의 단상 어제저녁부터 내리던 비가 아직까지 부슬부슬이다. 꼭 가기 싫은 시가집 가는 새댁 발걸음 마냥 마지못해 내리는 듯 한 비가 해갈에는 짜달시리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다. 아침 옥상에서 본 풍경이다. 이 풍경도 다음 주에 지붕 공사를 하고 나면 못 볼 풍경들이다. 지붕공사를 하면 앞뒤로 난간에서 50cm 정도의 공간만 띄우고 다 덮을 예정이다. 옥상에서 보는 전경도 꽤 좋을 때가 있는데 약간 아쉬운 마음도 있다. 뒷마당에 있는 바위다. 저 위쪽 바위까지 모두 하나로 연결된 바윈데 그동안 낙엽에 가려서 안 보였다. 20년 정도 뒤안쪽 관리를 안 하다 보니 낙엽과 잡초에 모든 것이 가려있었다. 예전에는 저 바위 아래쪽에 샘이 있었다. 우리 집의 식수원이었던 샘은 집을 새로 지으면서 메꿔졌다. 그러고도 계속 물이.. 2023. 4. 5. 그냥 사람이 그리운 날이 있다 어느때 시리도록 파아란 하늘이 슬픈날 그런날은 뒷동산을 날으는 산까치조차 슬프다. 조금은 늦은 밤 소주 한잔에 하늘이 서러운 날이 있었다. 그런날은 몹시도 사람이 그립다. 친구여도 좋고 집안에 동생 누구여도 좋다. 누군가 내 옆에 앉아서 아무 얘기나 해 줬으면 좋겠다. 나 아는 사람이 없거던 길가던 나그네라도 소주 한잔 나눴으면 좋겠다. 내일쯤엔 비가 왔으면... 2023. 4. 3. 시골 공무원 시골에 들어오면서 농가주택 보수를 할 경우 지자체 지원금이 있다. 함양군의 경우 액수가 오백만 원으로 한정되어 있지만 다른 지역은 어떤지 모르겠다. 작년에 집 수리를 하면서 신청을 하려고 했지만 이미 예산이 다 사용된 상태였다. 연간 1억이 예산으로 책정되는데 지원자가 20가구만 되어도 끝나 버리기 때문에 연초에 일찍 신청을 해야 한다. 올해는 1월인가 2월에 신청을 했더니 당첨이 되었다. 지붕을 올리는데 사용을 할 계획이다. 어제 이 일로 면사무소를 찾았다. 귀향 후 첫 민원이기도 하지만 사실 살면서 관공서에 갈 일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면사무소도 부모님 돌아가실 적에 제적 신고하러 가고 처음이니 대략 20년쯤 된 것 같다. 참 신기한 것을 경험했다. 신청서를 담당 직원이 다 작성해 준다는 것이다... 2023. 4. 1. 마을회관 앞에서 텅 빈 마을회관 첫 손님은 충진이네 아지매네요. 노인 일자리 취직해서 매월 이십칠만 원을 받는 아지매는 여든여섯입니다. 한 살이 적은 제 어머니는 이십 년 전 딴 세상을 가셨죠. 두 번째로 오시는 분은 대문집 할매입니다. 동네 제일 연장자로 구십을 넘겼지만 지팡이를 집지 않는 유일한 할머닙니다. 이제 동철이네 아지매가 오실 시간이네요. 다리가 네 개가 돼버린 친구 엄마는 제일 걸음이 늦습니다. 다리 네 개가 부족해 얼굴까지 땅에 붙은듯 보행기를 밀고 다니시는 상호 모친은 오늘도 밭에 들렀다 오시려나 봅니다. 영감님이 편찮으셔도 하루 걸러 오시는 서울댁 아지매가 오늘은 쉬시려나 봅니다. 유일한 남자 노인인 하생이 아저씨 전동차가 오는데도 아직 소식이 없네요. 상용이 아재는 벌써 회관 외곽 청소를 마쳤네요... 2023. 3. 29. TV 받침대 설치 드디어 TV 받침대가 왔다. 대한민국 홈쇼핑에서는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 주문한지 20일만에 추가 배달요금 육만원을 내고 어렵게 도착을 했다. TV 받침대가 오지 않으니 거실 정리가 안 됐다. TV가 조금 더 크도 될뻔 했다. 이유를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남자들은 큰 TV 화면을 원한다. 영화를 봐도 그렇고, 스포츠를 봐도 큰 화면과 작은 화면은 느낌이 다르다. 작은 거실에 최대한 맞추긴 했지만 조금은 아쉽다. 받침대 길이가 2m 조금 넘으니 여유가 있긴하다. 아래쪽 무드등이 있어서 아내랑 같이 하면 더 좋을 것 같다. 아쉽긴하지만 이걸로 만족해야지 뭐. 사실 이것도 김여사는 아직 모른다. 안마의자에도, 안락의자에서도 편안하게 잘 볼 수 있다. 참 신경쓰서 준비를 했지만 사실 TV 보는 시간은 하루에 .. 2023. 3. 28. 함양 농임산물 간이경매장 시골에 살면 봄에 집 주변에 재미 삼아 유실수를 많이 심는다. 열매를 먹을 목적도 있지만 관상용으로 하는 경우도 많다. 이제껏 묘목을 사면 항상 장날 시장에 가서 샀다. 장날이 되면 시장 여기저기에 묘목을 많이 판다. 그런데 봄철이 되면 이 묘목값이 너무 비싸다. 웬만한 유실수는 대부분 만 원을 넘어간다. 그리고 나무들의 상태가 별로 안 좋을 수도 있다. 이 장터 저 장터 옮겨 다니기 때문에 뿌리가 뽑힌 채 오래됐을 가능성도 많다. 물로 그 지방에서 묘목을 키워서 파는 사람들의 경우는 괜찮겠지만 시장에 대부분을 여기저기 다니는 사람들이다. 함양에 '농임산물 간이경매장'이란 곳이 있었다.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사람들이 잘 모르고 나도 처음 가봤다. 이게 산림조합에서 운영하는 모양인데 다른 지방에는 없다.. 2023. 3. 24. 이전 1 ··· 16 17 18 19 20 21 22 ··· 11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