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902 사과 끝 올해는 사과가 참 잘 됐다. 긴 여름 장마에 두번의 가을 장마까지 겹쳤는데도 갈라진 것도 없고 탄저병 든 녀석도 없이 잘 컸다. 가을 햇볕이 좋아 색깔도 잘 들었다. 멀리서 봐도 가까이서 봐도 맛있게 생겼다. 올해는 사과값도 좋다. 동생도 돈좀 되겠다 싶었다. 그런데 밭떼기로 넘겼단다. 값은 잘 받았다는데 얼마나 받았는지 물어보진 못했다. 며칠째 중간상인이 인부들을 데려와서 사과를 따고있다. 입구쪽에는 이제 웬만큼 땄다. 동생 사과밭은 대략 오천평이다. 몇년전 봄눈에 7년동안 공들여 키운 사과나무 반이 폭삭 내려 앉고 다시 심어서 작년부터 조금씩 생산량이 늘고 있다. 밭떼기로 넘긴 이유가 나 때문이 아닐까 싶어 미안타. 근래 한달 이상을 사과밭을 안 나갔다. 동생에게 미안해서 지난번에 그랬다... 2023. 11. 7. 불조심 오후 운동길에 연기가 보인다. 조금 더 가니 매캐한 냄새와 함께 나무 타는 소리도 타닥거린다. 모퉁이를 돌아서니 불이 보인다. 논두렁 태우기를 하고있다. 한 사람이 불타는 들판을 여유롭게 보고있다. 응? 저거 불법 아닌가? 요즘 논두렁 태우기 못 하게 하는 것 같던데? 봄 겨울에만 안 되고 여름 가을에는 되나? 설마 불법으로야 하려고? 허락 받고 하는 것이겠지. 그래서 사진도 안 찍었다. 그냥 구경 하면서 무신경하게 걸어갔다. 지안재를 지날무렵 얼씨구 119 사이렌 소리가 난다. 어쭈구리 조금 있으니 대형 소방차까지 출동한다. 119 응급차도 2대다. 얼라리여 대형 소방차가 또온다. 이번엔 반대편에서 소방차가 또 온다. 난리났다. 화재 현장지휘차 1대 119 구급차 2대 대형 소방차 3.. 2023. 11. 7. 가을 창원에 다녀온 사이 동생이 나락 타작을 다 해놨다. 어차피 가족들 먹을 것이라 매상을 할 것은 없다. 매상을 안하니 일단 말려야 한다. 많다. 물론 벼농사를 많이 짓는 사람들에 비하면 새발의 피도 아니겠지만 일일이 말려서 포대에 담아서 보관해야하니 적은 양은 아니다. 저 벼로 1년간 우리 다섯 남매들 식량을 한다. 남는 것은 제수씨 언니가 모두 팔아준다. 한번 휘젖고 나면 두시간 정도 말려야 하기 때문에 운동도 하고 바람도 쐰다. 점심때는 외삼촌 모시고 인월가서 코다리 찜으로 대접했다. 오랜만에 김여사와 같이 갔더니 외삼촌 외숙모님께서 더 반긴다. 사과밭에는 사과를 따는 중이다. 뒤안에 탱자도 잔뜩 익었다. 탱자향이 참 좋은데 쓸데가 없다. 육촌 동생 부부는 벌써 곶감을 매달았.. 2023. 11. 7. 김여사 생일 화장실 달력에 장난스럽게 표시된 김여사 생일. 오늘이다. 미순 탄신일! 아들내미 짓인지 둘째 솜씬지 모르겠다. 60대의 첫 생일이다. 우리나라 나이 계산법 바꼈다고, 아직 50대라고 항변하지만 흐르는 세월 이길 수 있나 뭐. 내 본분은 꽃 바구니와 현금 준비. 그리고 축하 카드! 아~~ 이것도 이제 힘들다. 20년 동안 만들어 왔더니 이제 글도 잘 안 나온다. 겨우겨우 구색이나 맞춰 만들었다. 코팅할 곳이 없으니 아들내미한테 부탁했다. 넘살시럽거로. 그래도 김여사가 좋아해 주니 다행이다. 다섯 식구 생일이 다 몰려있어서 지갑이 바쁘다. 10 월에 김 여사, 큰 딸, 11월에 둘째 딸, 12월엔 나와 아들. 아들내미는 공진단을 준비했다. 몸 약한 엄마를 위한 보약이니 효자 아들.. 2023. 11. 7. 신기한 경험 여긴 병원이다. 아들내미 종합검진인데 수면 내시경이 있어서 보호자로 따라왔다. 검사는 다 끝났고 아들내미는 내시경 결과 들으러 가고 난 대기중이다. 조금 전 뒤에서 어떤 분이 자꾸 시끄럽다. 전동 휠체어를 탄 아주머니께서 뭐라 말을 하는데 무슨 말인지 하나도 알아 들을 수가 없다. 뭔가 부탁을 하는 것 같은데 말을 못 알아 들으니 도와 드릴 수가 없어 갑갑하기만 했다. 중증장애인이라 말을 전혀 못 알아 듣겠다. 앞에 보니 젊은 부부가 보인다. 사진에 보이는 분들이다. 젊은 사람들은 나보다 나을 것 같아서 찾아가서 부탁을 드렸다. 하! 이런 신기한 일이 있나? 젊은 새댁이 말을 다 알아 듣는다. 정수기 물 좀 받아 주라는 얘기였다. 새댁은 아주머니의 배낭에서 물통 두 개를 꺼내더니 정.. 2023. 11. 7. 결혼식 가을이 되니 여기저기 청첩장이 많이 온다. 요즘은 웬만하면 축의금만 보내고 만다. 내 시간과 기름값도 있긴 하지만 식사비가 비싸서 축의금 조금 내고 비싼 밥 먹고 오면 괜히 혼주에게 미안하기도 하다. 그래도 꼭 가야하는 결혼식은 있다. 오늘은 큰 여동생이 며느리를 보는 날이다. 나보다 1년 늦게 결혼한 동생은 벌써 외손주를 봤고, 둘째 외손주가 곧 태어난다. 이번에 아들까지 결혼을 시키고 나면 자식 결혼은 모두 마친다. 이럴때 난 서글퍼진다. 아들 딸 셋이나 있고 서른다섯 서른둘 두 딸에 서른 살 먹은 아들까지 있지만 한 녀석도 결혼을 못했다. 나도 딸 둘을 키울 때는 나중에 좌청룡 우백호로 두 사위 앉혀놓고 양손으로 양주 먹을줄 알았다. 그런데 두 녀석이 아빠의 마음을 못읽고 결혼 생각이 없다... 2023. 11. 7. 시골 사람들의 욕심 몇년 전 남해 창선으로 귀촌을 한 초등학교 동기가 있었다. 연고가 없는 동네다 보니 몇백만 원의 분담금도 냈고, 마을 행사에도 빠짐없이 참석을 했단다. 사실 연고 없는 곳으로 간 이유는 사람에게 부대끼지 않고 조용히 살고 싶어서였다. 그래도 마을의 일원이니 마을 행사에 싫어도 내색 못하고 빠짐 없이 참석을 했더란다. 그렇게 몇 년을 살고있던 어느 날 마을에 공돈이 생겼단다. 마을 어촌계에 들어온 돈인데 액수가 꽤 많았던 모양이다. 그런데 이 돈을 갈라 먹으면서 기존의 어촌계 가입자들끼리 나눠 먹었단다. 그것도 살째기. 그러나 유사이래로 비밀이 지켜진 적이 별로 없듯이 이 친구도 결국 알게 되었고 이후로 일체의 마을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마을 사람들은 아무 소리도 못하더란다. 그 몇년 후 이.. 2023. 11. 7. 오랜만의 창원 방문 오랜만에 창원집에 왔다. 모레 토요일에 여동생이 며느리를 보기에 울산을 가야하기 때문이다. 창원에 떠난지가 두 달정도 된 것 같다. 오전에 통증의학과에 들려 견갑골 치료를 했다. 목 디스크인 것 같아서 별 효과가 없을 것 같긴 한데 통증이 너무심하다. 의사는 잠을 잘 못자서 그렇다고 주사를 열 곳정도 준다. 역시나 아직까지 많이 불편하다. 여기가 워낙 아프니 허리 아픈것을 못 느끼겠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 어제가 아들내미 월급날이란다. 반차 내고 나와서는 선 걸음으로 대하 먹으러 가잔다. 원래는 집 근처에 삼계탕 잘 하는집 있다고 그곳에 가려했는데 내가 새우가 갑자기 먹고 싶어졌다. 김여사가 전에 가본 고성으로 가잔다. 요즘은 남해에도 새우 양식을 많이 하는 모양이다. 고성에 있는 청정수산.. 2023. 11. 7. 이전 1 2 3 4 5 6 ··· 11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