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가는 이야기499 아들의 용돈 지난주 금요일 막내인 아들의 첫 월급날이었다. 털털한 사내답게 예쁜 봉투가 아닌 ATM기에서 뽑아놓은 푸른 봉투에 엄마 아빠 각각 오십만 원씩 넣어서 준다. 그것도 공손히도 아닌 "오다가 줏었어요"라는 식으로 소파에 휙 던져주고 간다. 사실 한달치도 아니다. 정확하게 칠일치 월급이다. 남은 것도 없을텐데 그동안 용돈 받았던 누나들에게도 입금을 시켰단다. 시골에 숙모와 삼촌 것도 별도로 준비를 해 뒀단다. 아마 월급 받은 것 마이너스 낫지 싶다. 기특한 녀석. 지 누나들 둘도 첫 월급 받아서는 엄마 아빠 형제간에 인사를 했고 꼭 빼지않고 숙모와 삼촌 봉투도 같이 챙겼다. 이런것은 안 시켜도 잘한다. 아들내미가 얼마 전에 취업을 했다. 그동안 준비해 온 공기업은 아니지만 전부터 기회를 보고 있던 곳이다. 최.. 2022. 11. 28. 내포석재 애기불 한참 돌 깨다 고개 들면 이웃한 성당 마리아가 늘 굽어보더라며 자기는 진즉 마리아와 결혼할 줄 알았다는 내포석재 정씨 결혼한 지 이십오년 아직도 아내 이름은 민양 첫 배달 나온 인연으로 하루에 열 잔씩 꼬박 일년을 배달하다 점심저녁 찬합 나르게 된 민양 정말 성모 마리아가 다가오는 줄 알았당께 쎅시하다는 게 뭐여 성스럽다는 거 아녀 아직도 우리 민양 우리 민양 웃음 가실 줄 모르는데 돌가루 뒤집어쓰고 일하던 오빠가 성부였지 찰떡을 치는 민양 돌덩어리 들어오는 날이면 밤늦도록 원석을 어루만지며 돌 안에 웅크리고 있는 짐승 소리도 듣고 바람에 흔들리는 촛불도 들여다본다는 정씨 거북이가 자고 있으면 거북이를 꺼내고 호랑이가 포효하고 있으면 호랑이를 꺼내지만 마당가 너른 바위 하나만은 깰 수가 없다고 저 돌.. 2022. 11. 25. 이것도 나이라고... 결국 탈이 났다. 3주 연속으로 사과밭에 노력 봉사를 나갔더니 몸이 견뎌내지를 못했다. 어제는 회사에 연차를 내고 병원에 가서 링거를 한병 맞았다. 토요일 저녁부터 몸이 안 좋았다. 온 몸이 아프고 뼈마디가 쑤신다. 허리 옆구리 안 아픈 곳이 없다. 해서 일요일에는 아무것도 못하고 누워있다가 민망하기도 해서 조금씩 도와주다가 저녁에 내려왔는데 월요일 출근하려고 하니 두통에 어지럼증까지 따라와서 도저히 출근을 못했다. 링거 한 병을 맞고 나니 몸이 확 풀렸는데 오늘 출근해서 보니 한기가 찾아오고 목감기 기운까지 있다. 일단 회사 건강관리실에 가서 감기약을 처방받아먹긴 했더니 조금은 나은 것 같기도 하다. 사실 이번주에는 쉬려고 했다. 지난 2주를 연속으로 다녀왔더니 온몸이 정상이 아니어서 이번 주 쉬고 다.. 2022. 11. 22. 땡초 아침에 갑자기 어느 분의 블로그에서 매운 음식 관련 이야기가 나와서 생각난 일이 있다.. 20년 전쯤 이야기다. 오리지널 경상도 촌놈 셋이서 교육을 간 적이 있다. 오리지널 경상도 촌놈이란 경상도에서 태어나서 경상도에 사는 사람을 말한다. 2박 3일짜리 교육이었지 싶다. 첫날 교육을 마치고 저녁 겸 소주 한잔을 위해 삼겹살 집으로 갔다. 지금 생각해보면 청계천 근처였던 것 같다. 예나 지금이나 난 자극적인 음식을 좋아해서 매운 고추만 먹는다. 일반 풋고추는 풋냄새가 나서 못 먹는다. 맛있다는 아삭이 고추도 난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고기가 나오고 채소가 나오는데 일반 고추가 나왔다. 우리: 사장님 여기 땡초 좀 주세요. 사장님: 예 뭐요?. 우리: 땡초요. 사장님:그게 뭔데요? 우리:아 매운 고추요. 사.. 2022. 11. 18. 집 수리 마무리 지난주에 대략적인 집 수리가 마무리되었다. 아직까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지만 수리 비용은 모두 정산을 하였으니 1차 수리는 끝난 것이다. 마당 쪽에는 차양을 달았다. 비가 올 때 집 안으로 빗물이 유입되지 않는 방수 효과도 있고, 그늘막 효과도 있다. 내년에 귀향 후에는 이곳 바닥에 데크를 깔아서 탁자와 의자를 놓을 것이다. 미니 카페를 만들어도 될 것 같고, 여름에는 조립식 풀장도 설치가 가능할 것 같다. 용도는 꽤 많지 싶다. 거실을 포함한 전체 창문도 모두 바꾸었다. 사실 창문이 아깝긴 했다. 오래되긴 했지만 나무로 만든 창문이 좋았고, 정취도 있었기 때문이다. 20년이 넘었지만 나무도 상하지 않고 깨끗했다. 아내의 생각에 따라 전부 바꾸었다. 바꾸면서 조금 아쉬운 점이다. 문의 숫자를.. 2022. 11. 15. 공짜 전에 친구가 중앙동에서 꽤 큰 고깃집을 운영한 적이 있다. 난 한번도 그 집에서 공짜로 얻어먹은 적이 없다. 그 친구와 둘이서 먹어도 항상 계산은 내가 했다. 지금은 골프장 앞에서 카페를 한다. 이 집에서도 절대 공짜로 먹지 않는다. 항상 친구부부의 음료수까지 내가 계산한다. 그 친구가 돈이 없어서가 아니다. 그 친구는 지금 운영하는 카페가 있는 28억짜리 건물이 자기 소유다. 그렇다고 유독 내가 별나게 깔끔해서도 아니다. 다른 곳에서 술을 마실 때는 그 친구에게 얻어먹기도 한다. 그러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 친구집에서 얻어먹을 사람이 나 혼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지역의 커피숍이나 고깃집이 대부분 아는 사람이 단골인 시스템이다. 이런저런 인연으로 맺어진 사람들이 자주 찾는다는 말이다. 이런 가게에 아는 .. 2022. 11. 14. 가을걷이 아침 기온이 10도 이하로 내려가고 두꺼운 옷을 찾은 걸 보니 가을이 끝나는 가을걷이의 계절이 온 것 같다. 계절의 변화를 '춥다' 와 '덥다'로 만 느끼는 사람도 있겠지만 농사일하는 사람들에겐 사계절 외에도 몇가지 계절이 더 있다. 양파를 심을 계절이 있고, 마늘을 심을 계절이 따로 있다. 오월쯤엔 사과 꽃을 따야 할 계절이 있고, 풀 베는데 많은 힘이 드는 계절도 있다. 사과 잎을 따야 할 계절이 오면 사계절 중 가을의 중간쯤 될 것이다. 지금은 사과를 따야 할 계절이다. 부처님 같은 동생은 덕을 많이 쌓은 덕분에 부르지 않았는데도 20여 명의 도우미들이 있었다. 외가에서 외삼촌들과 외숙모, 외사촌들이 오고, 우리 남매들도 한 명도 빠진 사람 없이 다 모였다. 마을에 내 친구 형님 부부도 왜 .. 2022. 11. 7. 휴일 나들이 매주 가던 고향을 이번 주에는 쉬었다. 회사에서 행사가 있는 날이다. 매년 회사에서는 부서단위 체육대회를 한다. 휴일에 행사를 하니 휴일근무 수당까지 주면서 하는 행사라 빠지기가 어렵다. 말이 체육행사지 꼭 체육활동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낚시를 가는 부서도 있고 등산을 가는 부서도 있다. 사실은 족구나 축구같은 구기 종목을 하다 보면 과도한 승부욕 때문에 부상자가 발생해서 어느 시기부터 등산을 많이 가는 추세다. 우린 그냥 진해쪽에 힘들지 않은 바닷가 산에나 다녀오자고 했다. 진해 행암이라는 곳이다. 여기도 많이 변한 것 같다. 자주는 못 와봤지만 바람 쐬러 한 번씩 오던 곳이다. 이곳은 군시절 힘든 추억이 있는 곳이다. 해군 훈련소에서 훈련받던 시절 마지막 훈련코스를 장식하는 과정이 있는데 "행암.. 2022. 10. 31. 이전 1 ··· 18 19 20 21 22 23 24 ··· 6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