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가는 이야기499 함께 가는 것들 아침에 또 이놈의 컴퓨터가 말썽이다. 한동안 조용하더니 못된 성질 어디 못 버리고 또 행사를 한다. 이 녀석과 함께 한지도 꽤 오래됐다. 정확히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최소한 2003년에는 이 녀석을 썼으니 대략 20년은 된 듯하다. 물론 중간중간 정보 도움방에서 손은 여러 번 봤다. 그래도 애착이 많이 가서 중간에 바꾸지는 않고 계속 사용해 왔다. 중간에 정보 도움방에서 새것으로 바꾸라고 한 적은 있지만 내부에 자료 옮기기도 귀찮고 그들에게 맡기자니 남 앞에 알몸을 보이는 것 같아서 그냥 사용해 왔다. 이 녀석이 성질을 부리는 방법은 일정하다. 부팅이 안 된다. 아침에 출근해서 부팅을 시키면 눈만 껌뻑거리고 있고 일어나지를 못한다. 그러면 뚜껑을 열어서 메모리 카드를 알코올 솜으로 닦아서 끼우면 켜진다. .. 2022. 10. 28. 지윤 씨의 두 어머니 지난 일요일 시골에 다녀온 후 케이블 TV를 보게 되었는데 마침 인간극장 재방송을 하고 있었다. "지윤 씨의 두 어머니" 제목에서 뭔가 사연이 느껴진다. 결국 5편까지 모두 보게 되었다. 지윤 씨는 스물아홉의 여자로 양손에 장애를 가지고 태어났고 지금은 1인 연극실을 운영하는 대표이면서 꿈을 키우는 젊은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지윤 씨는 태어나자마자 장애로 인해 버려졌다. 이야기는 지윤 씨가 생모를 찾아서 만나는 과정을 그렸다. 미국에 살고 있던 생모는 한국으로 와서 친딸을 만났다. 생모는 꽤나 인텔리였다. 65세의 나이로 대학가요제 대구경북 대표로 출전할 만큼 꽤나 진보적인 여성이었다. 생모 말로는 자기는 지윤이가 죽은 줄로만 알고 있었고 고아원에 들어가는 과정에 대해서는 전혀 모른.. 2022. 10. 26. 시월의 끝자락에서 다음 주면 시월의 마지막이고 라디오에서 이용의 '잊혀진 계절'이 끊임없이 나올 것이다. 주말은 일이 없으며 약속처럼 고향으로 향한다. 집 보수공사는 웬만큼 되어가고 있다. 창문 섀시는 교체가 끝났고, 마당 쪽 차양 공사도 끝이 났다. 마당 끝에 비도 막을 겸 여름에 그늘로도 쓸 겸 차양을 설치했는데 덕분에 집 내부가 약간은 어두워진 것 같기도 하다. 바닥 데크와 외벽 도장은 내년에 내가 직접 할 생각이다. 한 1년은 할 일도 많이 없을 텐데 그런 것으로 시간 보내야 할 것 같다. 작은 창고도 하나 짓긴 해야 한다. 보일러실은 바닥 공사까지 끝나서 이제 보일러만 설치하면 된다. 보일러실 출입문도 옆집에 아쉬운 소리 하지 않고 뒤쪽으로 문을 냈다. 이번 주에 화장실 공사가 끝나면 도배와 장판 그리고 .. 2022. 10. 24. 산청 약초축제 지난주 집 수리 견적도 받을 겸 3일 연휴도 보낼 겸 고향에를 다녀왔다. 고향에 가있는 동안 가까운 산청에서 약초축제가 열리고 있어서 가 봤다. 내가 지역 축제장을 별로 좋아하지 않다 보니 가까이 있지만 가 볼 기회가 없었다. 고향마을에서 축제장까지 거리가 대략 22km고 동의보감촌까지의 거리가 16km로 가까운 곳이다. 동의보감촌이야 여름휴가 때마다 몇 번 다녀왔으니 이번에는 그냥 건너뛰었다. 사실 이번에도 가고 싶어서 간 것은 아니고 친구의 초청이 있었다. 진주에서 사업하는 친구가 있는데 이 친구가 건강관리 겸 취미 겸 해서 약초 산행을 하고 있다. 진주에서 몇 등 하는 사업체를 운영하던 친구는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인터넷 산약초 카페의 회장님이 되었다. 원님 덕분에 나팔 분다고 나도 이 친.. 2022. 10. 12. 정년 퇴직자를 위한 회식의 시작. 어제저녁 오랜만의 회식을 상남동 횟집에서 가졌다. 코로나로 인해 회식문화가 없어졌지만 근래에 들어서는 조금씩 만들어지고 있다. 모임 앞에 "정년 퇴직자를 위한~"이라는 어구가 붙는 첫 모임이다. 다음 주 화요일에도 한건이 잡혀있어서 아마 여나므번의 술자리가 남았지 싶다. 술이 정년퇴직자들에게 몰리다 보니 여간 고역이다. 술을 좋아하긴 하지만 그동안 마신 술의 여독이 쌓인건지 해독능력이 영 떨어져서 뒷날 애를 먹는다. 특히 회하고 술을 먹은 날이 더 심하다. 고기종류는 좀 나은데 회나 조개요리는 뒷날 숙취가 오래간다. 다행히 어제는 저녁밥을 먹은 관계로 아침 컨디션이 그런대로 괜찮다. 요즘 횟집들은 기본 안주들이 잘 나오는 편인데 이 집은 가격에 비해서 별로다. 회의 양도 너무적다. 아무리 상남동이라고 하.. 2022. 10. 7. 알아야 면장을 하지. 지난주 다시 만든 사과밭에 김여사 따라 고구마 줄리 따러 갔다가 간 김에 산위에 도라지라도 몇 뿌리 캐려고 산에 올라갔다가 찾은 것이다. 이런 횡재가 있나 버섯이 냄새를 맡아보니 송이 냄새가 난다. 송이버섯인 것 같다. 동생에게 전화를 해 보니 여기도 송이가 난단다. 사진을 찍어서 페이스북에 올렸더니 송이버섯 맞다는 사람이 더 많다. 단 한 사람 청학동 출신인 회사 후배는 그냥 버리란다. 미련을 못 버리고 집에 가져와서 동생에게 보여줬더니 송이 아니란다. 분명 향은 송이 향이 나는데... ㅠㅠ 내 복에 무슨. 아래 이파리는 버섯을 깐 옆에서 뜯은 것이다. 내 눈에는 우산나물로 보인다. 그런데 우리 마을엔 우산나물이 없었다. 그러다 3년 전쯤에 마을 아래쪽 산에서 우산나물이 있는 것을 봤다. 그 우.. 2022. 10. 5. 내 동생은 부처다 2 그랬다. 지금 생각해 보면... 2만 평이 넘는 산에 왜 천오백 평만 사과밭을 만들까? 이미 공사를 시작했는데 오천 평을 만들어도 되고 만평을 만들어도 되는데. 그땐 그냥, 지금 있는 사과밭 삼천오백 평에 천오백 평을 더 해서 오천 평의 사과농사를 지을 계획인 줄 알았다. 그러면서도 혹시 나 때문은 아닌가 하는 약간의 의심은 있었다. 3년 전쯤 아랫 마을에서 양파 농사짓은 초등학교 동기가 말하길 "동생이 너 땜에 걱정이 많더라. 형님이 퇴직하면 귀향을 한다는데 뭘 준비해 줘야 할지 몰라서 사과밭이나 하나 만들어 줄까?" 하더란다. 그때 난 분명히 말했다. "난 농사일할 줄도 모르고, 농사지을 생각도 없으니 절대 하지 말라"고. 그래서 끝난 줄 알았다. 지난주 집 수리 때문에 방문한 고향마을에서 마을 .. 2022. 9. 29. 귀향 준비 요즘 들어 고향집을 자주 간다. 추석 쇠고 한번 다녀왔는데 어제 또 다녀왔다. 내년 귀향을 위해서 집수리를 해야 하는데 필요한 견적을 받기 위해서다. 98년도쯤 저 집을 지었으니 20년이 훌쩍 넘은 집이다. 여기저기 손 볼 곳이 많다. 제일 급한 것이 지난번 동생이 보일러실에 쏟은 기름으로 인한 기름 냄새 문제다. 보일러실 기름통에 손상이 생겨서 동생이 하나를 빼내는 과정에서 기름을 많이 쏟았고, 이로 인해 물에서 기름 냄새가 나고 뒷방에서도 기름 냄새가 난다. 보일러실 바닥을 통해서 방바닥 쪽으로 기름이 흘러 들어갔고 엑셀 호스에 기름이 스며들어서 물에서 냄새가 나고, 방바닥 시멘트를 통해서 냄새가 또 올라온다. 뒷방 바닥을 깨서 기름 흔적을 다 없애고, 보일러 호스 및 물 호스를 다시 깔아야 하고, .. 2022. 9. 26. 이전 1 ··· 19 20 21 22 23 24 25 ··· 6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