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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가는 이야기499

낚시 물안개가 짙게 피어오르는 뿔땅골 연못 끄트머리쯤 단듯 안 단듯 실지렁이 한토막을 꿰어 넣는다 딸각딸각 움직이는 찌 동그라니 퍼지는 파문을 두고 당겨진 낚시줄 끝엔 지렁이 한 토막에 목숨 건 피라미 한 마리 대롱대롱 어차피 피래미 밖에 없는 연못인데 그냥 살려보낸다. 고기를 낚는 건지 시간을 낚는 건지 이도저도 아닌 나를 낚는 건지 뭔지도 모르는 기대감에 또 지렁이 토막을 던져 넣는다. 낚고 또 낚고 돌려보내고 또 돌려보낸다. 피라미도 나도 참 뻘짓이다. 2020. 8. 31.
코로나로 바뀌는 것들 어제가 부모님 제사였다. 11년간 따로 모시다가 김여사 몸이 안 좋아지면서 두 분을 합쳐서 어머님 기일에 모신 지 한 삼 년 된 것 같다. 부모님 사진을 보면 눈물이 날것 같아서 매번 지방으로 대신하다가 작년부터 장롱 속에 모셔 두었던 사진을 꺼내 제사를 모신다. 어머님 돌아가신 지 16년 아버님 돌아가신 지 15년 세월이 흘렀다고 조금은 담담해 진듯 하다. 한 5년간은 제사 모실 때마다 눈물이 나려고 해서 다른 사람 보기에 많이 민망했다. 그 부모님 제사도 코로나로 인해 올해는 동생 가족들도 아무도 못 오게 했다. 서울 다녀온 지 일주일밖에 안된 김여사가 불안해해서다. 우리끼리 간단하게 해서 지낼 테니 동생들은 오지 말라고 했다. 매변 떠들썩하게 지내다가 우리 식구들끼리 지내려니 많이 허전하다. '세상.. 2020. 8. 28.
종교라는게.... 본시 이슬람과 유대교와 기독교는 한 뿌리다. 유일신인 하느님을 믿는 종교였고, 그들이 믿는 신도 같은 신이었다. 같은 신이지만 그들의 편리에 의해 야훼라고 부르기도 하고, 여호와라고 부르기도 하고, 알라라고 부르기도 한다. 신 입장에서도 난처할 것 같다. 나는 하난데 내 아들이라고 하는 녀석들이 어느 녀석은 야훼라고 하고 어떤 녀석은 여호와라고 하고, 또 어떤 녀석은 알라라고 하면서, 서로 지들이 맞다고 피 터지게 싸운다. 웃기게도 이 모든 종교의 율법은 서로 사랑하라고 가르친다. 서로 죽이라고 하는 종교는 없다. 결국 신은 서로 사랑하라고 했는데 망할놈의 성직자라고 하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욕심때문에 전쟁을 만드는 것이다. 그들끼리의 종교 다툼으로 인해 무수하게 많은 인간을 죽였다. 이념에 의한 전쟁보다.. 2020. 8. 25.
개독과 기독 어린 시절 한 때, 지금은 제일 싫어하는 작가가 된 이문열의 '사람의 아들'이라는 책을 읽고 기독교에 심취한 적이 있었다. 그 당시 친한 친구가 다니던 감리교 계열인 강남교회를 다녔고,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에는 회사의 사장님이 헌금할 돈까지 준 덕분에 사장님이 장로로 있던 성결교회를 다녔다. 군대 있을 때는 장로교회를 다녔었고 전역을 한 후에는 그 당시 개신교단 내에서 이단으로 분류되던 마산 산해원교회 목사님이 설교한 카세트 테이프 20개 짜린가를 밤새워 들으면서 성경책을 본 적도 있다. 그 재미없는 구약/신약 성경책이 참 재미있어서 밤을 샌적도 있었다. 제대 말년에는 또 박도식 신부가 쓴 '무엇을 하는 사람들인가?'라는 책을 읽고 나중에 종교를 가진다면 카톨릭으로 해야겠다는 생각도 했었다. 어떤 시기에.. 2020. 8. 24.
고향집 20여 년 전 다시 지어진 고향집이 마당 보수로 인해서 훤해졌다. 60년 전쯤 부모님은 이곳으로 살림을 나셨고, 그때쯤 또 이 집에서 내가 태어났다. 지금 지은 집은 98년도쯤에 아랫집을 사서 헐고 다시 지은 집이다. 부모님은 이곳에서 채 10년을 살지 못하고 돌아가셨다. 그래도 스레트집이 아닌 마을에서 제일 좋고, 양옥으로 개량된 좋은집에서 몇 년이라도 살다 가셨으니 다행이라 자위해본다. 집을 지을때 아랫집에서 하도 꼬장을 부려서 마당이 급하게 되는 바람에 평평하지가 않고 비스듬히 돼 있어서 사용이 불편했는데 이번에 동생이 담을 다시 쌓아서 마당을 사용하기 좋게 해 놨다. 사진상으로는 잘 안 보이지만 차가 주차되어 있는 뒤쪽 마당이 아주 넓다. 이 집이 있는 덕분에 매년 배 씨들의 벌초도 1박 2일로 .. 2020. 8. 23.
1년간의 다이어트 매년 받는 종합검진에서 고지혈증이 나온 지 오래됐고 지방간까지 점점 심해지고 있었다. 반복되는 스트레스와 음주로 인해 간에 무리가 심하게 가고 있었다. 고지혈증은 약먹으면 좋아지겠지만 지방간은 결국 체중을 줄이지 않으면 안된다는 의사의 권유로 다이어트를 하게 되었다. 의사의 권유가 아니어도 사실 스스로 몸관리르 해야겠단 생각은 계속 있었지만 이런저런 핑계로 못했다. 일단 목표체중은 72kg으로 하고 기간은 1년으로 정했다. 방법은 처음에는 아침저녁은 쉐이크로 하고 점심은 정상적인 밥을 먹기로 하였으나 너무 무리지 싶어서 한달정도 후에는 회사에서 샐러드를 먹기로 했다. 저녁은 쉐이크로 하고, 운동은 회사에서 만보이상 걷기, 퇴근 후 1시간이상 걷기와 뛰기를 병행하는 것으로 했다. 술은 최대한 줄이는 것으로.. 2020. 8. 18.
경상도 사투리 경상도 출신인 내겐 참 해결이 안 되는 문제가 있다. 제일 어려운 일이 'ㅡ'와 'ㅓ'의 구분이다. '어'와'으', '더'와'드', '그'와'거', 쓰'와'써'.... 천천히 신경 써서 하면 될 수도 있겠지만 굉장히 어렵다. 더 큰 문제는 발음만 안 되는 것이 아니라 맞춤법도 잘 모르겠다는 것이다. '어'와 '으' 또는 '쓰'와'써'의 정확한 사용법을 모르겠다. 대략 넘겨짚어서 글을 쓰기도 하고, 또는 인터넷 맞춤법에 도움을 받기도 해서 글을 쓰지만(이것도 쓰지만이 맞는지 써지만이 맞는지 잘 모르겠다.) 매번 미심쩍다. 전에는 국어교육학과 출신인 큰딸에게 물어보기도 했다. 이게 경상도 출신이 아니면 그냥 소리 나는 대로 적으면 되기 때문에 그렇게 어렵지 않을 것 같은데 발음 자체가 안 되는 내겐 참 어려.. 2020. 8. 12.
초심 初志一貫(초지일관) 처음에 세운 뜻을 끝까지 밀고 나감. 작년 1월 임금피크제 대상이 되면서 모든 보직을 떼고 현장으로 내려오면서 혹시 처음 가진 마음이 변할까 봐 내 책상 앞에 두었던 실천 훈이었다. 쉬운 듯하면서도 쉽지 않은 것이기도 하다. 한 달간 계속된 장맛비로 금년 휴가는 고향집에 짐을 푼 후 근처만 왔다 갔다 했다. 덕분에 그동안 맛있다고 생각했던 식당들을 대부분 재방문할 수 있었다. 대부분의 식당들은 예전과 변함없이 맛이나 친절도가 유지되고 있었지만 한 곳만은 그렇지 못해서 참 안타까웠다. 첫 번째 간 곳이 냉면집 꿀꿀이와 숯불 여전히 손님이 많고 복잡하다. 냉면 맛도 여전하고, 맛있는 갈비의 맛도 여전했다. 직원들이나 사장님의 친절도 좋았고 휴가 기간 동안 두 번을 갔지만 갈 때마다 기분 .. 2020. 8.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