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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가는 이야기499

20년 전쯤 지금은 사과밭이 된 사진에 보이는 논 3,500평을 동생이 사던 날 고향집에 동생과 같이 아버님과 조촐한 축하의 술자리를 만들었다. 몇 잔의 술에 취기가 오르신 아버님이 "내가 평생동안 산 땅보다 네가 하루에 산 땅이 더 넓네. 참 내 삶이 허망하다"며 서글픈 눈물을 보이셨다. 자식이 큰 땅을 사서 기분이 좋으면서도 어쩌면 세상에서 제일 열심히 성실하게 살아왔지만 경제적으로 항상 힘들었던 당신의 삶이 한탄스러웠는지 모르겠다. 일찍 조실부모 하시고 결혼 후에도 큰형님 밑에서 머슴살이를 하다가 맨몸으로 살림을 나셔서 자식 다섯을 키우면서 정말 부지런히 살아오셨지만 운명처럼 아버지의 어깨에 올라탄 가난이라는 놈은 떨어지지를 않았다. 그렇게 열심히 사셨지만 돌아가실 때까지 만든 재산은 작은 스레트집.. 2021. 12. 14.
환갑 지난 토요일 김여사가 갑자기 고향에를 가잔다. 환갑을 맞았으니 부모님께 인사라도 드려야되지 않겠냐고.... 그렇게 빠르진 않은 시간에 고향으로 나선다. 가는 길에 딸내미 집에 들러서 반찬이라도 가져다주자고 반찬도 몇 개 챙긴다. 딸내미 집에 도착해서 난 밖에 기다릴 테니 반찬통 갖다 주고 오라고 하고는 주차를 시키고 있는데 나오지를 않는다. 빨리 나오라고 했드니 딸내미 일어났다고 커피 한잔 마시고 가잔다. 아무 생각 없이 올라갔더니 거실에다 이렇게 해놨다. 환갑이라고 해서 별 다른 생각도 없었고 이미 친구들이 보내온 화환도 받았기에 전혀 예상을 못했다. 김여사 말대로 그냥 부모님 산소에나 다녀오자고 했었다. 딸내미 혼자서 준비한다고 고생깨나 했지 싶다. 참 고맙다. 부모라고는 하지만 썩 잘해주지도 못했고.. 2021. 12. 11.
일상의 연말 연말이라고 여기저기서 안부 카톡이 수시로 울린다. 예전 같으면 송년회로 일주일 중 반 이상은 해롱해롱 한 상태로 보냈겠지만 지난해부터 코로나로 인해 연말 모임도 없어지다 보니 매일매일 상태가 양호하다. 요즘 이리저리 챙겨 먹는 것은 많은데 술은 안 먹다 보니 건강도 많이 좋아진 듯하다. 경옥고를 보약 먹듯이 먹고 있는 김여사도 관절통 없이 잘 보내고 있고 잠도 잘 잔다. 크리스마스쯤 잡았던 남매들 간의 모임도 일단은 취소를 시켰다. 금년에는 부곡에 호텔을 잡아서 여자들 고생도 안 시키고, 다섯 남매 부부가 오랜만에 노래방도 가 보자고 했는데 갑자기 코로나가 많이 늘어나는 바람에 취소를 시켰다. 내일 고향에를 가면 동생 부부와 저녁이라도 한 끼 하려 했더니 그것도 못할 것 같다. 공무원인 큰딸이 4인까지만.. 2021. 12. 10.
코로나 백신 패스 https://www.youtube.com/watch?v=lVVztAea98M 위 영상은 실험용 쥐가 되기 싫다면서 코로나 백신 접종을 거부했던 영국의 42세 남자의 이야기다. 올 6월 29일에 코로나에 걸려서 7월 17일에 사망을 했단다. 그가 코로나 걸리고 나서 애원 한 말이 "저 의사들이 나를 포기하지 않게 해 줘"였다. 철인 3종 경기를 뛰고 매일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던 젊고 건강한 사람이다. 실험용 쥐가 되기 싫어서 백신 접종을 거부하던 건강한 사람은 코로나 걸린 지 한 달도 못 채우고 세상을 떠났다. 그가 자신이 실험용 쥐라고 믿은 이유가 인터넷에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거짓된 정보 때문이었단다. 어느 곳이던 기레기들이 문제다. 어제 뉴스에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이 방역패스에 대해 헌법소원을 냈단다... 2021. 12. 10.
김여사 인싸되다. 김여사는 예전부터 뜨개질을 좋아했다. 해서 그동안 가방부터 옷 목도리 등등 아주 많은 뜨개질을 했었다. 사돈어른들과(여동생들 시어머니) 내 외숙모님들에게는 제법 고급스러워 보이는 가방과 목도리 쇼올 등을 뜨서 선물했고, 내 여동생들과 제수씨 등 주변의 여러 사람들에게도 많은 가방과 목도리 등의 뜨개질을 선물했다. 지금까지 만든 수세미는 수백 개가 되지 싶다. 수세미도 처음에는 동그랗게 만들더니만 갈수록 실력이 늘어서 나중에는 딸기, 원피스, 식빵 등등 신기한 것들을 만들었다. 보름 전쯤인가 공무원 하는 큰애가 주변 언니들한테 선물한다고 엄마에게 뜨개질 수세미를 부탁했는데 김여사는 이번에도 역시 신기한 병아리를 만들고 있었다. 뜨개질 중 김여사 맘에 별로 안들어서 딸애에게 카톡을 보냈고 그 과정이 재미있다.. 2021. 12. 7.
보일러 설치 지난주 목요일 잘 돌아가던 보일러에서 점검등이 계속 뜬다. 인터넷 찾아보니 에러코드 03은 가스가 안 들어오거나 화염 센서에 오염물이 묻으면 보일러 작동이 안 된단다. 가스야 들어오는 게 바로 확인이 가능하고 화염센서도 풀어서 청소를 해 봤지만 해결이 안 된다. 김여사 말로는 보일러 교체한 지 한 7~8년 된 것 같다는데 요즘 보일러 수명이 짧아진 모양이다. 예전 보일러들은 보통 10년은 넘게 썼다. 시골집 보일러는 기름보일러고 집 지은 지 20년이 넘었지만 1번밖에 교체하지 않았다. 인터넷에 찾아봐도 대부분 수명이 7~8년밖에 안 된단다. 휴대폰 같이 제작사에서 수명을 짧게 설계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겨울에 갑자기 보일러가 안 되니 답답한 김여사가 A/S를 신청했고 A/S를 온 기사가 수리비가 40.. 2021. 12. 6.
연료 첨가제 페록스 내 차를 운전한 지가 30년이 넘었고 차를 한번 사면 10년은 타다보니 30년 동안 차는 3대 밖에 안 바꿨다. 이제 정년퇴직 후 한번을 더 바꾸면 마지막 차가 되지 싶다. 많은 이들이 그렇겠지만 차를 운전하면서도 차에 대해서 그렇게 신경을 쓰지는 않았다. 그냥 엔진오일이나 제때 교환해 주고, 한 번씩 세차나 하면서 잘 타고 다녔다. 지금 타는 차도 HG가 처음 나온 2011년도에 구입을 했으니 벌써 10년이다. 10년을 타면서도 차에 이런저런 튜닝이나 첨가제를 사용해 본 적은 없다. 대신 안전과 직접관련이 있는 브레이크 오일이나 패드 타이어는 남들보다 빨리 교환하면서 탄다. 차가 오래되어서 그런지 요즘들어서 연비도 별로인 것 같고 움직이는 것도 굼뜨는 것 같다. 해서 인터넷을 돌아다니다 보니 귀 얇은 .. 2021. 12. 3.
회갑 回甲 내 할아버지들의 회갑은 하얀 두루마기로 기억된다. 아버님 여덟살 때 돌아가신 친조부모님은 뵐 수가 없었으나 할아버지의 다른 형제 분들은 모두 뵈었다. 친할아버지의 형님인 큰할아버지 부부가 계셨고 고모할머니가 한분 그 아래로 작은할아버지 두 분이 계셨다. 그분들의 회갑시에는 항상 하얀 두루마기를 입었었다. 꼭 회갑이 아니라도 어디 나들이를 할 때는 매번 두루마기에 갓까지 쓰고 길을 나섰었다. 하얀 두루마기에 긴 곰방대가 환갑쯤 된 노인들의 모습이었다. 문명이 산에 막힌 지리산 골짜기다 보니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동네 어르신들은 크고 작은 행사때 대부분 한복을 입었었다. 그 당시의 회갑은 큰 마을 잔치였다. 마당에 멍석들 깔고 잔치상을 크게 차리고 마을 사람들의 축하를 받았다. 먹고살기 힘든 시절이니 회.. 2021. 11. 23.